정치뉴스7

[뉴스야?!] 박원순은 맑아서?

등록 2020.07.12 19:45

수정 2020.07.12 20:09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서주민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번째 물음표부터 보죠.

[기자]
첫번째 물음표는 "박원순은 맑아서?"입니다.

[앵커]
비극적인 일이지만, 논란이 많은 상황이죠. 누가 한 말인가요?

[기자]
네, 고인의 빈소를 찾은 박범계 의원의 말입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맑은 분이기 때문에…'세상을 하직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고요"

조희연 / 서울시 교육감 (지난 10일)
"자신에 대한 정말 가혹한 그런 태도가 저를 또 부끄럽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박범계 의원은 좀 울먹이는 듯한데, 고인과의 친분이 두터웠나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맑은 분", "자신에게 엄격했던 분". 물론, 이런 말들이 꼭 관련 의혹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을 겁니다. 다만 박 시장의 공을 추모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상처를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옵니다.

[앵커]
특히 여권이 과거 성추행 사건에서 강조했던 게 '피해자 중심주의'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듯 보여요.

[기자]
네, 진중권 전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2006년 한나라당 최연희 사무총장이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불거졌을 때 민언련이 항의 집회를 했던 모습입니다. 사진 가운데 당시 민언련 사무총장이었던 최민희 전 의원이 보입니다. 정의당 일부 의원들이 피해자와 연대를 강조하며 박 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고 하자 최 전 의원이 "왜 조문을 정쟁화하나?" "시비를 따질 때가 있고 "측은지심으로 슬퍼할 때가 있는 법"이라는 글을 올린 걸 비판한 겁니다.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며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검사가 왜 이번 사안에 대해선 침묵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서 검사는 지금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을 맡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온라인 상엔 대놓고 피해자를 공격하는 글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습니다.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을 색출해서 무고죄로 고발하고 신상을 공개하자는 글부터 추행을 당했으면 그때 고소하지 왜 뜸을 들이다가 이제서야 고소하느냐,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글들도 있습니다.

[앵커]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글들이네요.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직장내 성희롱이란 개념도 불분명했던 1993년, 서울대 조교가 성희롱을 당했다며 교수를 고소한 이른바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이 있었죠. 당시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했던 시선 중 하나가 "왜 피해 당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는가?"였습니다. 해당 조교는 재판 도중 '나는 이제 봄이 되고 싶다'란 글을 통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집안의 반대, 친구들의 반대,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 그럼에도 그냥 주저앉으면 내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거라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었다". 7년간 법정다툼 끝에 이 사건의 승소를 이끌었던 변호인 중 한 명이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물음표 "박원순은 맑아서?"의 느낌표는 "나는 이제 봄이 되고 싶다!"로 하겠습니다.

[앵커]
고인의 비극과는 별개로, 상대적인 약자였던 피해자의 고통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다음 물음표로 넘어가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는 "노영민의 부메랑?"으로 하겠습니다.

[앵커]
노영민 비서실장이 최근 부동산 매각 문제로 곤욕을 치렀는데, 뭔가 뒷이야기가 있군요.

[기자]
네, 2주택자였던 노 실장은
앞서 청주 아파트만 판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고 서울 반포 아파트까지 매각하겠다고 했죠. 노 실장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부동산 매각을 권고한 건 지난해 12월이었습니다. "수도권내 다주택자는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6개월 안에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는 취지였습니다. 노 실장 본인은 청주에 하나, 반포에 하나가 있었기 때문에 수도권 다주택자는 아녔죠. 그래서 정치권에선 이 권고가 사실상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가진 김조원 민정수석을 겨냥한 거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런 해석이 나온 배경엔 두 사람의 악연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제가 알기론 두 사람이 1957년 동갑내기인데, 안 좋은 인연이 있었나요?

[기자]
노 실장이 의원시절이었던 2015년, 본인의 시집이었죠,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출판기념회 때 강매했단 의혹이 불거졌었습니다. 이 의혹 때문에 노 실장은 당원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고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당시 감사를 진행하며 당에 중징계를 요청했던 당무감사원 원장이 바로 김조원 수석입니다.

[김조원]
"당의 품위 뿐만아니라 본인 품위도 크게 훼손한걸로 판단해 당윤리심판원에 엄중한 징계를 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현재는 노 실장이 상사로 상황이 달라졌군요. 노 실장이 집을 팔라고 한 의도가 뭐든 그 논란 자체가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국민감정을 자극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기자]
네, 노 실장이 최근 다시 참모들에게 매각권고를 하고 본인은 곧 무주택자가 될 상황이지만 정작 김 수석은 집을 팔지 안 팔지, 안 판다면 어떤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수석의 침묵에 대한 청와대 내부 분위기도 한 마디로 '부글부글'이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노 실장의 강력 권고에도 집을 팔지 않으면서 내부적으로는 '비서실장 말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또 시장엔 '역시 부동산 불패'라는 신호를 동시에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청주집 매각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까지 몰린 노 실장으로선 답답한 상황이겠어요. 두번째 물음표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두번째 물음표의 느낌표는 앞서 말씀드렸던 노 실장의 시집 이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늘 아래 딱 한 채!"로 하겠습니다.

[앵커]
시집이름이 '하늘 아래 딱 한 송이'였죠?

[기자]
네 맞습니다. 하늘 아래 딱 한 채의 집도 마련하기 힘든 국민들,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의 기싸움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속사정이야 어찌됐던 본인들은 집을 여러채 갖고 있으면서 남들에게는 집을 팔라고 하는 건 비판을 받아 마땅한 일일 겁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주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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