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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전우의 곁에 묻히지 못하는 영웅, 백선엽'

등록 2020.07.12 19:45

수정 2020.07.12 20:24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된 건 다부동 전투입니다.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와 함께 6.25전쟁을 패전의 위기에서 구한 3대 전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전투에서 우리 군 사상자만 1만명이 넘었습니다. 당시 종군작가로 이 참상을 목격한 조지훈 시인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이 참혹했던 전쟁에서, 선두에 섰던 건, 바로 백선엽 장군이었습니다.

故 백선엽 장군 (2013)
"탱크나 비행기도 없었어요 그 때 우리는. 그럴수록 지휘관이 솔선수범해야 됩니다 나를 따라라.. 내가 후퇴를 하면 나를 쏴라"

백 장군은 죽음보다 패전이 두렵다고 했는데, 전 국토의 10%만 남은 절체절명의 위기, 미군마저 후퇴하는 상황에서 백 장군은 그렇게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미국도 백 장군을 극진히 예우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취임식 연설 때마다 "존경하는 백선엽 장군"으로 시작하는 게 전통이었고, 백 장군의 회고록 '군과 나'는 미군 군사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될 정돕니다.

그런 백 장군이 지난 10일 밤, 향년 100세로 별세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육군장으로 치러지고 영면할 곳 역시 전우들이 묻혀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니라, 대전현충원이라고 합니다.

백 장군은 독립군과 교전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여권 일각에선 일본의 간도특설대에 참여했던 행적을 거론하며 현충원 안장을 반대해왔지요.

김광진 /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2012년 10월, 국정감사)
"이 민족반역자가 초기 대한민국 국군 지도자로 설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민주당은 백 장군의 별세에도 별도의 애도 논평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박 시장 역시 인권운동에 앞장선 공이 크지만, 그의 비극은 성추행 고소 건과 분리해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예산으로 치러지는 장례 절차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그런데도 민주당은 박 시장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현수막까지 붙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진 인물이지만 누구는 공만 보고, 누구는 과만 본다면 이 역시 공평한 처사는 아닐 겁니다.

그게 적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공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백 장군이 대전에 잠드는 건 내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전우의 곁에 묻히지 못하는 영웅, 백선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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