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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에 'n번방 가해자 변호인' 임명했다 번복

등록 2020.07.13 18:43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으로 선정한 장성근 전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이 13일 사임했다.

장 회장은 'n번방' 조주빈 공범으로 알려진 사회복무요원 강모 씨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지자, 후보추천위원으로 선정된 당일 논란을 우려해 사임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민주당은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라는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할 때 더욱 세밀하게 살폈어야 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조속히 추천위원 선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 역시 "공수처 출범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친다면 개인적으로, 역사적으로 용납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추천위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장 회장이 변호해 온 강 씨는 지난해 12월 조주빈에게 자신의 고등학교 담임 교사 딸에 대한 살인을 청부하며 주소 등 개인 정보를 알려주고 400만 원을 건네 살인예비 혐의로 1월 구속됐다.

장 회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뒤늦게 n번방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러나 강 씨 부모와 막역한 사이고, 변호사 소명에 따라 사건을 맡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권력기관 개혁의 대표로 꼽히는 공수처 출범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혜련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장은 "사건 수임은 당사자가 공개하지 않는 한 인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 출범 법정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며 "절차대로 출범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차질을 빚게 됐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공범 변호인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하다니 도대체 어떤 공수처장 후보를 원하는가"라며 " 민주당 시도지사의 잇따른 성폭력 범죄 같은 공직자 비리감찰이 시급하다면 4년째 공석중인 특별감찰관부터 임명하라"고 지적했다. /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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