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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매너까지 진 '최악의 시즌' 아스날…손흥민에 'DVD 나간다' 인종차별

등록 2020.07.15 16:30

수정 2020.07.15 16:32

경기에 매너까지 진 '최악의 시즌' 아스날…손흥민에 'DVD 나간다' 인종차별

AFTV 측이 올린 사과문 / 출처: AFTV 공식 트위터 계정

경기에서 진 데다 매너에서도 졌다. 지난 13일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EPL 35라운드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에 1-2로 역전패한 아스날 이야기다.

유튜브로 경기를 중계하던 한 아스날 팬이 손흥민을 인종차별성 별명으로 부르며 조롱한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아스날 팬들이 모여 만든 비공식 팬클럽인 'AFTV'는 매 경기 팬들을 초빙해 자체 중계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북런던 더비가 끝나기 직전 손흥민이 라멜라와 교체돼 피치를 떠나자, 해설하던 패널 중 한 명이 "DVD's going off(DVD가 경기장을 나가네)"라고 말했다.

DVD는 영국에서 아시아인들을 조롱해 일컫는 인종차별 용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길거리에서 불법 복제된 DVD를 팔곤 한다는 데서 유래한 멸칭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7년 밀월FC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인종차별 발언을 당한 적이 있다.

논란이 일자 AFTV 측이 내놓은 변명이 더 사태를 키웠다. 해당 패널은 AFTV 공식 SNS를 통해 "그런 뜻이 아니었다"면서 "토트넘이 아스날전 극적인 승리를 기념해 DVD를 출시할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07-08시즌 칼링컵 준결승 2차전에서 아스날에 5-1 대승을 거두자 구단 차원에서 이를 기념하는 특별 DVD를 제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교체되어 나가는 시점에 정확히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 없는 인종차별 언행이었다.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도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결국 AFTV 측은 사과 영상을 삭제하고 운영자가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다.

AFTV 측은 "중계에 포함된 비하적 표현과, 이후 내놓은 해명 영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과한다"면서 "해당 패널을 더 이상 출연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스날은 선제골을 넣고도 어처구니 없는 수비 실수로 손흥민에 동점골을 내줬고, 경기 종료 10분 전엔 손흥민의 도움으로 알더베이럴트에 세트피스 결승골을 내주며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역전패로 마쳤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에 밀린 리그 9위로 떨어지며 챔스는 물론 유로파리그 진출 희망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대로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챔스·유로파로 대표되는 유럽 클럽대항전에 발도 못 들여보고 탈락하는 '흑역사'를 쓰게 된다.

명운이 달린 라이벌전을 허무하게 내준 아스날, 팬덤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매너까지 지며 '최악의 시즌'을 한겹 덧칠했다. / 장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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