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신발 던지기

등록 2020.07.20 21:51

연설을 하던 힐러리 클린턴이 날아든 신발을 가까스로 피합니다. 그런데 신발 던진 사람을 향해 이렇게 응수해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듭니다.

"(날아든 게) 박쥐인가요? '태양의 서커스' 한 장면인가요?"

영국 토니 블레어, 중국 원자바오, 호주 존 하워드 총리, 그리고 후세인 대통령 동상까지, 정치적 항의 표시로 신발 세례를 당한 지도자가 한둘 아닙니다.

신발 던지기는 성경에도 나옵니다. 시편에서 다윗 왕은 숙적 에돔에게 "나의 신발을 던지리라"고 했지요.

특히 아랍권에서 신발 투척은 강한 경멸의 표현입니다. 이라크 기자회견장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기자가 신발 두 짝을 던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느끼는 치욕을 느껴보라"며 신발을 던진 50대 남성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칠 염려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지는 행위는 물론 위험하고 위협적인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경찰은 영장 신청을 안 하느니만 못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2012년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에게 물병 열 몇 개가 날아들어 주변 사람이 이마를 다쳤습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었지요.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후보 때 얼굴에 달걀을 맞고는 "정치인들이 한 번씩 맞아줘야 국민들 화가 좀 풀린다"고 했습니다. 2007년 이회창 후보도 "달걀 마사지를 받아 얼굴이 예뻐졌다"고 웃어넘겼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대통령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제는 또 신발 수백 개가 서울 도심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부동산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표시"라며 신발을 벗어 던진 겁니다.

그렇듯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자 당 정 청이 갈팡질팡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대선 주자들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법무장관까지 훈수를 하고 나섰습니다. 이러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대통령은 욕을 많이 먹게 되는 자리 아닙니까.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욕먹는…"

신발 투척이라는 신종 시위방식의 대한민국 상륙에는 과연 어떤 뜻이 숨어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7월 20일 앵커의 시선은 '신발 던지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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