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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 확신"…'돌아온' 기성용, FC서울의 '수호신'

등록 2020.07.22 11:38

"긴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오게 됐네요."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11년 만에, 위기에 처한 팀을 살릴 '수호신'으로 돌아왔다.

22일 기성용(31)의 FC서울 입단식. FC서울 엄태진 사장이 직접 등번호 8번이 적힌 유니폼을 기성용에게 입혀줬다.

기성용은 2009년 스코틀랜드의 셀틱으로 떠난 후 잉글랜드와 스페인을 거쳐 2020년 다시 프로 데뷔 시작점으로 돌아왔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 AFC 아시안컵 준우승에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주전으로 든든하게 허리를 책임지는 등 그동안 국가대표로서도 맹활약했다.

이제는 어느덧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

기성용은 "항상 꿈꿔왔고 꿈을 이루게 해준 K리그 복귀를 생각해왔다"면서 "팀에 도움이 되려면 지금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이청용과 더불어 '쌍용'이 모두 K리그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맞대결해야 하는 얄궂은 상황이 됐다.

기성용은 "같은 팀에서 뛰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지금으로서는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아쉽다. 청용이는 항상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고, 그라운드 안에서 만나게 되면 둘 다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담담하게 속내를 밝혔다.

오랜만에 재회한 '쌍용'이지만, 상황은 꽤나 다르다. 울산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지만, 서울은 11년 전과 달리 강등권에 처져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승점 10점에 그치며 11위로 추락했고, 최근 세 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다.

기성용은 "스페인에서 시간이 많아서 K리그를 자주 봤다"고 농담하면서 "울산이나 전북은 한 단계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서울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떨어져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부분이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기성용은 서울이 여기서 멈춰있을 구단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한국 축구 팬들도 서울이 좀 더 우승 후보다운 경쟁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면서 "리그에서 모범이 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구단을 향한 소신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기성용은 "구단도 현재 느끼는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후반기부터는 구단도 재정비하고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에도 서울과의 협상 사실이 알려졌지만 결국 결렬됐다. 기성용은 "그 때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고 말하진 않겠다. 구단과 저 모두 협상 과정에서 섭섭한 부분이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 양쪽은 섭섭함을 털어버리고 마침내 합의에 도달했다. 그는 "지금부터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고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팬들도 더 응원해주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계약 기간은 3년 6개월로 긴 편. 기성용은 "FC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은 확실하고, 그래서 단기 계약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면서 계약 기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직 선수로서 한창 더 뛸 수 있는 31살이지만, 이전 소속팀 마요르카에선 교체 출장해 단 8분만 그라운드를 밟았다.

기성용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마지막 풀타임 출전이 작년 4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이더라"면서 "지난 1년 동안 저답지 않은 축구 인생을 보낸 것 같다"며 돌아봤다.

무릎과 발목 등 몸상태에 대한 우려도 흘러나오는 상황이지만 자신감은 확실했다. 기성용은 "코로나19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치료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8월 안에는 분명 차차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이제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합류해 11년 만의 K리그 복귀를 준비하게 된다. 그는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몸을 만들고 싶다면서 "제 2의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 장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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