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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천박한 도시, 서울"

등록 2020.07.25 19:45

수정 2020.07.25 20:25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

우리 대중가요엔 '서울'이 자주 등장합니다. 시대에 따라, 서울은 방금 들은 조용필 노래처럼 낭만적이기도, 희망차기도, 또 화려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서울은 학생에겐 '인서울' 대학을 청년은 직장을, 중년은 내 집마련을 꿈꾸는 곳입니다.

물론 수도 서울의 빛이 밝은만큼 그늘과 그림자도 깊을 겁니다.

그런데 여당이 최근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밀어붙이면서 서울을 폄하하는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24일)
"우리는 한강변에 맨 아파트만 들어서서 저기는 단가가 얼마, 저기는 몇 평짜리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되는 거거든요"

600년 역사를 이어온 수도 서울이 한순간 헐값이 됐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국민들이 서울 아파트에 목 매는 현실이 아쉽고 문화적으로 성숙한 품격도시를 바라는 마음이겠죠.

그러나 이대표 말을 빌리면, 이런 천박한 현실을 누가 만들었나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아파트 값이 뛰는 책임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지만 취임 3년이 지난 현 정권의 책임이 제일 크지 않을까요?

22번이나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치솟는 아파트 값에 박탈감과 절망을 느끼는 서울 시민들이 천박하다는 말까지 들어야하다니요, 2년 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이 기억납니다.

장하성 / 前 청와대 정책실장 (2018년 9월)
"모든 국민들이 강남에서 살아야 될 이유도 없습니다.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장 전 실장은 서울 강남은 꿈꾸지 말라더니, 이번에 이 대표는 서울을 꿈꾸면 천박하다고 말한 셈입니다.

그런데 그 강남에 고위공직자 5명 가운데 1명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천박하고 누가 천박하지 않은 걸까요?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 추진하면서 세종시는 지난 한주동안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습니다. 이러다가 행여나 이 대표의 지역구였던 세종시도 천박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천박한 도시, 서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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