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어떤 인물평

등록 2020.07.29 21:48

수정 2020.07.29 22:11

"일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 눈 어두운 권력에 알랑대니…"

가수 안치환이 부른 이 노래는 진보진영 내 기회주의자를 겨냥했다고 합니다. 한 푼어치도 안 되는 깜냥으로 권력에 기생해 득세하는 자를 비판하지요.

깜냥이란, 어떤 일에 걸맞은 능력이나 조건, 분수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인물 됨됨이와 그릇보다 과분한 자리에 올라 두루 근심과 고통을 끼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해외 인터넷에 오른 사진 '완벽하게 숨은 딸'입니다. 나름 숨는다고 숨었는데 다 보입니다. 제 눈에 안 보이면 남도 자기를 못 본다고 믿는 유아기의 전형적 자기중심 사고이지요.

미국 심리학자가 권력을 휘둘러본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피실험자를 나눠 이마에 알파벳 E자를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권력그룹에서는 이렇게 자기중심적으로 쓴 사람이 많았고, 비권력그룹에서는 이렇게 남의 눈에 제대로 보이게 쓴 사람이 많았습니다. 권력자가 빠지기 쉬운 공감능력 부족과 자기 편향을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헌법학회장을 지내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신평 변호사의 추미애 장관 인물평이 세간의 화제입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의 자리에 부적합한 사람들의 저주받은 운명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며 대표적 사례로 추 장관과 최강욱 의원을 꼽았습니다.

추 장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의 안하무인, 저급한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 사건을 바라보는 편향된 태도를 보면 사법질서를 이끌 법무장관에 도저히 적합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신 변호사는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회전한다는 추 장관의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말하면서 "초임 판사 때 대법원에 찾아가 지방 근무의 부당함을 울며 호소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대응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40년 가까이 지난 이 사건의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질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추 장관은 발끈하기에 앞서 왜 이런 얘기들이 오간 것인지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인은 천동설 신봉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과 대중이 움직인다고 믿는다는 얘기입니다. 천동설 세상에서는 자기 뜻과 다른 것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이야 그래도 주변 몇 사람 피곤하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최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의 지독한 자기사랑 때문에 국민들의 정신까지 피폐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또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7월 29일 앵커의 시선은 '어떤 인물평'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