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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갇혀 전시됐던 흑인, 114년 만에 사과 받았다

등록 2020.07.31 19:00

수정 2020.07.31 19:12

동물원에 갇혀 전시됐던 흑인, 114년 만에 사과 받았다

/ 출처: CNN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을 운영했던 미국 야생동물보존협회가 과거 피그미족 청년 오타 벵가를 동물원에 가두고 전시했던 과오에 대해 114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미 CNN은 크리스티안 샘퍼 야생동물보존협회장이 현지시간 29일 "협회 역사에서 비양심적인 인종적 편협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었고, 더 일찍 스스로의 과오를 비판하지 못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오타 벵가는 아프리카 콩고 피그미족 출신으로, 콩고 군대에 의해 노예로 끌려갔다가 당시 사업가 겸 선교사로 콩고에 와 있던 버너라는 미국인에 의해 미국에 오게 됐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서 몇몇 흑인들과 함께 갇힌채 전시됐던 오타 벵가는 이후 뉴욕 브롱크스 돌물원에 팔려가 원숭이와 함께 전시되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현지 흑인 목사들의 구출 요구로 동물원에서 풀려났지만,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결국 1916년 3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약 10년간 인권유린을 당한 그는 내내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동물보존협회는 협회 설립자들이 인종차별주의 글을 쓰거나 철학을 발전시킨 인물인 점을 반성한다며 앞으로 이에 대항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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