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감시장비 7회 포착에도 월북민 놓쳐…사단장만 보직 해임

등록 2020.07.31 21:19

수정 2020.07.31 22:33

[앵커]
2주 전 20대 탈북 남성이 허술한 군 경계를 뚫고 월북한 사건에 대해 오늘 군 당국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김 씨는 7차례나 군 감시 장비에 촬영됐지만 군은 이걸 놓쳤고, 월북 루트로 쓰인 배수로 역시 일반인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엉망으로 관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고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은 이미 지적한 바 있습니다.

차정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 당국은 감시 장비를 점검한 결과, 김 모 씨가 18일 강화도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북한 개풍군 탄포 해안으로 넘어갔다고 했습니다.

새벽 2시 18분 택시에서 내린 김씨가 밀물을 이용해 강을 건널 때까지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배수로로 접근하기 전까지 CCTV에 2차례, 한강을 건널 때 감시카메라에 3차례, 북한 해안에 도착해서 열감지장비에 2차례까지, 모두 7차례나 우리 군 감시 장비에 찍혔습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경계병은 야심한 밤에 김 씨가 택시에서 내리는 걸 봤는데도 의심하지 않았고, 상황병은 다른 일을 하느라 CCTV에서 눈을 뗐습니다.   

김준락 / 합참 공보실장
"감시장비 운용 최적화 및 운용 요원에 대한 전문성과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배수로는 2011년 설치 이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일반인도 쉽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철근 장애물이 훼손됐습니다.

경계 부대는 하루에 2차례 배수로를 점검하라는 지침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군은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해병대사령관과 육군 수도군단장엔 엄중 경고했습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번 사태에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했지만 일선 부대장만 책임을 지워 꼬리자르기 하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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