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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장맛비에 퇴비 침출수가 계곡 덮어…"악취 진동"

등록 2020.08.14 21:32

수정 2020.08.14 22:23

[앵커]
역시 큰 비가 휩쓸고 지나간 충북에선  1급수인 계곡이 완전히 망가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실 수 없게 된 건 물론이고, 악취에, 물고기 떼죽음까지 이어져 주민 호소가 계속되는데, 대체 어찌된 일인지, 차순우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청주 옥산면의 한 야산. 계곡에 뿌연 물이 흐르고 악취가 코를 쑤십니다. 

"어휴 냄새."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물 색깔이 짙어지고 수면엔 거품까지 끼었습니다.

어디서 이런 오염수가 내려오는 걸까. 물길을 따라 거꾸로 올라가 보니 비닐로 덮인 거대한 퇴적물 더미가 눈에 띕니다.

인근 농장에서 쌓아놓은 퇴비 더미인데, 약 1000톤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저기 올라가면 저기도 엄청 많아."

농장 경영난으로 4년째 방치돼 비만 오면 오염수가 흘러나오는 겁니다.

장마가 계속되면서, 침출수가 여전히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여기 보시면 검은 물이 가득 고여있습니다.

퇴비 침출수가 저수지로 흘러들어 물고기는 떼죽임당할 정도.

"물을 떠 가더니 기계로 측정할 수가 없대요. (오염도가) 너무 높아서…"

식수와 농업용수까지 오염돼 상수도를 새로 설치해야 했습니다.

마을 주민
"물을 못 먹겠다고 오염돼서, 그랬더니 시에서 갑작스럽게 대형 상수도를 끌어 준 거야."

그런데 퇴비 더미를 자세히 보니 폐비닐과 플라스틱 조각 등 이물질도 눈에 띕니다.

"지금 이것도 비닐, 비닐…"

주민들은 퇴비가 아니라 불법 폐기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마을 주민
"다 비닐이야 속에, 분류도 안 한 폐기물을 거름이라고…"

현재 채권자들이 농장을 점거하고 유치권을 행사해 함부로 치울 수도 없는 상황.

현 농장 관리인
"(농사)한다고 우리가, 우리가 옥수수 심고 풀 심는다고…"

주민들은 시청 등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주민
"음식물 섞고, 비닐 조각, 플라스틱 조각인데, 어떻게 폐기물을 가져다…"

청주시는 현행법상 문제의 더미들이 퇴비로 분류돼 손댈 수 없다는 입장.

음식물 쓰레기라도 수분 함량 40% 이하에 생석회가 25% 비율로 섞여 있으면 퇴비로 분류된다는 겁니다.

청주시 관계자
"법이 강화돼야 해요. (수분 함량) 40% 해봤자 수분이 그렇게 많다는 건데, 포대(포장)만 해도 문제는 좀 해소될 거 같은데… "

당국이 애매한 규정 탓을 하는 사이 깨끗했던 시골 계곡이 악취로 뒤덮이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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