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희생양 찾기

등록 2020.08.22 19:46

수정 2020.08.22 19:56

재앙에 대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소설 페스트에서 작가, 알베르 카뮈는 감염병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저마다의 이기심을 발동시킴으로써 인간의 마음 속에 불공평 감정을 심화한 것"

감염병을 향한 심리 반응도 이기심에서 출발합니다.

처음에는 감염될까 '불안'하고 그 다음은 감염자를 '혐오'하고 마지막에는 감염 책임을 묻는 '희생양 찾기'에 다다른다죠 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기 앞에 우리는 세번째 단계에 접어든 듯 합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번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단체에서 시작돼 8·15 광화문 집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

최근 9일간 2200여명 확진자 가운데, 사랑제일교회와 집회 관련 확진자는 절반이 안 됩니다.

카페 등을 통한 산발적 감염이 절반을 넘는데도, 대통령은 방역 긴급 회의에서 이 교회와 집회 명단 확보 여부부터 물었습니다.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고 턱스크를 쓴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측의 잘못은 분명합니다.

병원에서 탈출하는가 하면 보건소 직원을 껴안는 등 방역을 방해하는 행위 역시, 있어선 안 될 일이죠.

그러나 감염 전문가는 재확산의 근본 원인을 지난 달 이 발표에서 찾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 / 지난달 22일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사례가 거의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교회의 방역 강화 조치를 7월 24일부터 해제하고자.."

교회 소모임과 행사를 모두 허용했고 내수를 살리겠다며 8월 1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연휴도 만들었습니다.

외식하고 공연보라며 쿠폰도 뿌렸죠. 방역을 느슨하게 해도 된다는 신호를 정부가 잇달아 발신해놓고 코로나의 재창궐을 한 집단의 탓으로 돌리며 희생양을 찾는 건 아닌지요?

페스트 작가, 카뮈는 감염병 앞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명확히 꼬집습니다.

"<인정할 것이면 명백하게 인정하여> 쓸데없는 두려움의 그림자를 쫓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

그래야 비로소 페스트가 멎는다고 말입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희생양 찾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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