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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밀어붙인 '장병목돈마련' 적금…31만명 가입했지만 예산 한푼도 못 줬다

등록 2020.08.25 15:18

[단독] 국방부 밀어붙인 '장병목돈마련' 적금…31만명 가입했지만 예산 한푼도 못 줬다

2018년 '장병내일준비적금' 업무협약 체결 / 연합뉴스

군 장병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국방부가 시행 중인 '장병내일준비적금' 관련 예산이 한푼도 쓰이지 못한 걸로 25일 확인됐다. 법적 근거나 예산 심의 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한기호 의원이 입수한 2019회계연도 관련 결산에 따르면, 현역병과 상근예비역에 대한 국방부 예산 10억 4300만 원과 전환복무자(의무경찰, 해양의무경찰, 의무소방대원)와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예산 6억 7100만원이 모두 집행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 국방부 밀어붙인 '장병목돈마련' 적금…31만명 가입했지만 예산 한푼도 못 줬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장병 목돈마련을 위해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별 적립한도인 40만원 내에서 전역할 때까지 기존 은행금리(5.0% 이상)에, 정부가 지원하는 추가 적립 인센티브(1%p)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기로 돼 있다.

장병 복지 차원에서 17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고도 쓰지 못한 건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자소득 감면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은 개정됐으나, 1%의 금리 인센티브 주기 위한 병역법은 여지껏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적금 도입이 시작된 2018년 당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병 목돈마련 지원 예산은 군복무에 대한 보상 측면과 적금 유도라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의원 입법이 발의된 상태라 입법이 충족되면 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단독] 국방부 밀어붙인 '장병목돈마련' 적금…31만명 가입했지만 예산 한푼도 못 줬다
미래통합당 한기호 의원 / 연합뉴스


전역 이후 취업과 학업준비를 위해 목돈마련이 필요했던 병사들은 2018년 8월 출시 직후 660명이 가입했고, 10개월 만에 가입자는 20만명이 넘었다. 올해 6월까지 누적 가입자는 31만 6700명에 이른다.

한기호 의원은 "법안 통과를 전제로 국회 감액 의견을 무시한 채 예산을 확정했다"며 "국방부가 국가 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한 안일한 인식으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 차정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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