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민의 공분을 샀던 '레드불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 불기소' 논란과 관련해 현재 해외 도피 중인 태국 거대 부호의 손자에 대해 체포영장이 새로 발부됐다.

현지시간 25일 뺑소니 사망사고를 수사한 통러 경찰서는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35)에 대해 3건의 혐의와 관련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방콕 남부형사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이번 체포영장은 전문가 조사 및 실험 결과에서 나온 새로운 증거 때문이다.

3건의 혐의는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 피해자를 현장에서 구조하지 않고 경찰에도 즉각 알리지 않은 사실, 코카인 불법 복용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오라윳은 지난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고급 외제 차인 페라리를 타고 과속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그러나 당국은 수수방관했고, 오라윳이 해외 도피 중인 가운데 태국 검찰은 지난 달 오라윳에게 유리한 증언을 들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경찰 또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는 공소시효가 2027년까지인데도 사법당국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심이 폭발했다.

유위티야 일가는 617억 바트, 우리 돈 약 23조4000억 원을 소유한 태국 내 두 번째 부호인데, 또 고질적인 '유전무죄'가 일어났다며 공분이 커진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기존 입장을 번복,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했고, 쁘라윳 짠오차 총리 지시로 독립적인 진상조사위도 꾸려져 불기소 결정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난 19일 경찰 진상조사위는 1, 2차 수사팀 소속 20명의 경찰이 수사에 태만, 결함 있는 수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의 의혹을 종합하면 오라윳이 몰던 페라리 차량 속도를 시속 177㎞에서 79㎞로 의도적으로 낮추고, 그의 체내에서 검출된 코카인 성분을 수사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 송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