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단독] 상관관계 없다더니…보고서엔 산사태 12건 중 절반 '태양광이 원인'

등록 2020.08.28 21:28

수정 2020.08.28 21:34

[앵커]
지난 장마 때,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는 "산사태와 태양광 설치 간 상관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죠. 그런데 각 지자체가 작성한, 태양광 인근에서 벌어진 산사태 12건에 대한 현장보고서를 보니, 최소한 절반은 "태양광 때문에 산사태가 났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조사 기준이 다른걸까요.

김지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산비탈. 산사태로 인근 토사가 흘러내려 논밭을 뒤덮었고, 태양광 설비는 종잇장처럼 휘어졌습니다.

지난 집중호우 때 산지 태양광시설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12건.

당시 담당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현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시설 부근에서 산사태가 난 12곳 가운데 경북 봉화의 2곳과 전북 남원, 전남 함평, 충북 제천, 경북 성주 등 6곳은 산사태 등 호우 피해가 태양광 설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태양광이 산사태의 주원인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던 정부 입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윤한홍 / 미래통합당 의원
"준비 없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무조건 확대시키면서 재해만 증가하고, 지금이라도 탈원전 신재생 확대 정책 전반을 빨리 재고해야"

전문가들은 2018년 정부가 강화한 산지 태양광 설비 기준도 확실한 사전조사와 사후관리가 없는 한,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수곤 / 前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그 지역의 지형과 지질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배수공사나 그런 걸 제대로 안 하기 때문에 무너지는 거지 경사가 25도가 15도가 된다고 안 무너지고 그런 게 아니에요."

산림청은 "산사태 발생 12곳의 지형과 지질을 현재 분석 중"이라며 "앞으로 안전성 검토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김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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