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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기부자에 공짜로 건물임대…법원 "세금 내야"

등록 2020.09.01 12:09

도서관을 신축해 기부한 재단에 무상으로 건물 임대를 해줬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제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서울대학교 법인이 관악세무서장을 상대로 청구한 증여세 신고시인 결정 통지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대학교는 2012년 6월 "A재단이 최신식 도서관을 신축해 서울대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기부 협약을 A재단과 체결했다. 도서관은 2014년 12월 준공됐다.

서울대는 2015년 2월, A재단에 도서관 1층과 2층 일부를 25년간 무상사용하도록 허가했고 A재단은 이 장소를 문구점, 편의점 등으로 제3자에게 임대했다.

관악세무서장은 서울대가 A재단에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것이 당시 세법이 증여세 부과대상으로 정한 '공익법인 등이 출연 받은 재산 등을 그 출연자 등에게 임대차, 소비대차, 사용대차 등 방법으로 사용, 수익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봐 과세했다.

서울대는 약 6억 7천만 원을 납부해 세무서로부터 신고시인 결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대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해 국세청에 심사청구를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대 측은 "2013년 5월에 이미 A재단과 도서관 일부를 무상 사용하기로 상호 합의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재단의 기부채납 이전에 이미 '부담부 증여' 약정에 의해 무상사용권 부여된 상태라 '출연받은 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해당 공간이 도서관에 필요한 복리수행시설로 활용되고 있고, 수익금도 다시 학생들의 장학금 재원으로 활용돼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서울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울대가 A재단에 도서관을 출연 받을 당시 무상사용권 유보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재단이 무상사용을 조건으로 도서관을 부담부 증여한 것이라는 취지의 서울대 주장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

또 "2012년 6월자 협약서에는 A재단이 도서관을 건립해 기증한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A재단에 건물의 일부 면적이나 시설의 무상사용권 유보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편의점, 식당 등 도서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입점해 있긴 하나, 상업시설에 해당해 공익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A재단이 임대수익을 학생들의 장학재원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도서관 출연과는 무관한 A재단의 의사결정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 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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