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태풍 만난 초고층 빌딩풍의 위력…주민들 공포

등록 2020.09.04 21:25

수정 2020.09.04 21:34

[앵커]
앞서 태풍 마이삭이 지나가던 날 밤, 부산 초고층빌딩 유리창은 줄줄이 산산조각 나는 등 피해가 이어졌죠. 태풍의 위력도 워낙 강했지만, 이른바 '빌딩풍'이라고 해서 고층 건물 사이에서 바람이 더 강해진게 피해를 키웠는데요.

빌딩 사이에선 바람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여기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빌딩 숲 사이로 부는 거센 바람.

나뭇가지들은 꺾일 듯이 흔들리고 우산이 제대로 펴지지도 않습니다.

"엄마! 엄마!"

9호 태풍 마이삭이 다가오던 지난 2일 밤 부산 해운대 고층건물 앞은 강풍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죠. 태풍이 지나간 뒤 어떻게 됐을까?

해운대의 한 고층 아파틉니다.

강풍에 유리창이 줄지어 깨지면서,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입니다.

나무들도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졌고, 표지판, 에어컨 실외기도 떨어져 나갔죠.

창문이 아예 뻥 뚫려버린 가정집.

이동원 / 피해 아파트 주민 (어제)
"잠에서 깨어나서 보니까 창문이 반쯤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날아가기 직전"

주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었습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
"갑자기 '와장창' 해 가지고. 블라인드도 다 찢어지고 날아가고…."

태풍의 강한 바람에, 건물 골바람, 일명 '빌딩풍'이 더해져 피해가 더 컸던겁니다.

양명숙 / 부산 해운대구 (어제)
"해운대는 고층 빌딩이 많다 보니까 빌딩풍이라는 게 있잖아요. 어제는 특히 좀 더 멀미가 날 정도로 (건물이) 흔들렸고."

실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이 바람이 초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할 때 강도를 연구진이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해운대 앞바다 바람 세기는 초속 24m. 바다 앞 초고층 건물 사이 풍속은 초속 47.6m였죠. 건물 벽에 잇따라 부딪힌 바람이 회오리치며 바다보다 2배 가까운 거센 바람이 만들어진겁니다.

권순철 / 부산대 빌딩풍연구단장
"(바람의 강도가) 2배까지 증가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힘을 통해서 주변 구조물을 붕괴시키기도 하고. 많은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초강력 태풍 하이선이 다시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어, 초고층 건물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죠.

조재현 / 강풍 피해 아파트 주민
"유리가 깨지는건 처음이라서 이번에는 좀 센 바람이 오면, 다른 친척집이나 안쪽에 있는 곳으로 가야되지 않겠나..."

해안가 초고층건물이 빌딩풍에 견디는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연구가 진행중인 상황. 좋은 경관을 위해 지은 초고층 아파트가 자연재해 앞에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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