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엄마가 미안해

등록 2020.09.16 21:52

수정 2020.09.16 21:58

독일 중부 소도시 프리트베르크에선 신호등이 춤을 춥니다. 빨간불에 마이크를 잡고 있던 형상이, 초록불로 바뀌면 특유의 춤을 춥니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기리는 신호등입니다. 1958년, 입대하는 엘비스를 차지하려고 미 육-해-공군이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하지만 엘비스는 온갖 특혜를 마다하고 프리트베르크 미군기지를 포함해 2년을 복무했습니다. 질색하던 기성세대도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인기가 한껏 치솟았지요. 우리 스타 중에도 철책선 경비를 자원한 원빈, 해병대 전투병으로 복무한 현빈이 있습니다.

 "꼭 가고 싶습니다…"

눈 나쁜 청년이 군대 가려고 시력검사표를 외우는 광고가 있었지요. 1차대전 때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막내아들이 그렇게 조종사가 돼 전사했습니다. 루스벨트 4남1녀 모두 1차대전에 나갔고, 삼형제는 2차대전에도 참전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1진에서 유일한 장성이었던 큰아들도 전선에서 숨졌습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냈거나 보내게 될, 수많은 부모가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이 돌아가는 형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방장관은 "휴가 규정에 맞다"고 했다가 "규정상 병가를 나흘만 가는 게 맞다"고 오락가락했습니다. 집권당 원내대표는 "카톡으로 휴가 연장이 된다"고 해 실소와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추 장관과 아들 수사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없다"며 이해충돌을 부정했습니다.

지난해 "조국 장관과 아내 수사에 직무관련성이 있어서 법무장관 직무배제가 가능하다"고 했던 것과 정반대입니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위원장이 법학자에서 여당 낙선 정치인으로 바뀐 것뿐입니다. 추 장관은 나와 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말부부여서 남편이 군에 전화했는지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하는 징병제 나라에서 휴가 규정 하나 속 시원히 설명해 주는 사람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그저 군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빠져 나갈 구멍이 많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로 깨달았습니다.

군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는 이런 티셔츠 사진을 올렸습니다.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서 미안해." 병역은 헌법에 규정된 대한민국 국민의 신성한 의무입니다.

그런데 여권의 '추미애 모자 지키기' 총력전이 벌어지면서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상식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오늘은 여당 대변인의 입에서 추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는 상식 이하의 논평이 나왔습니다. 정권 안보라는 집단 최면에 국가의 기틀이 휘청할 지경입니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러시는지요? 9월 16일 앵커의 시선은 '엄마가 미안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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