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文, 불교계 만나 "남북 만남·대화 희망 포기 않으면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

등록 2020.09.18 21:56

수정 2020.09.18 22:49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18일) 오전 불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내일은 9·19 평양 공동선언 2주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저는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화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8천만 우리 민족과 전 세계에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계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법회를 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를 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는 1700년간 이 땅에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되었"고 "호국과 독립, 민주와 평화의 길을 가는 국민들 곁에 언제나 불교가 있었"다며 "남북 교류의 길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데 불교계가 항상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불교계의 협조도 당부했다.

먼저 "코로나에 맞서면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고, 이웃을 아끼고 보듬는 마음을 K-방역의 근간으로 삼았"다며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라는 불교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불교계는 코로나 초기부터 앞장서 방역을 실천"해 "법회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중단했고, 사찰의 산문을 닫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천년 넘게 이어온 연등회마저 전격적으로 취소했"는데 "올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앞두고 내린 용단이었기에 고마움과 함께 안타까움도 컸"다며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국민들께 따뜻한 위안과 격려를 선사해 주신 스님과 불자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와의 싸움은 끝을 알기 어려운 장기전이 되고 있"다며 "불교계가 국민께 변함없이 큰 용기와 힘이 돼 주길 믿"는다고 말했다.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인 원행 스님은 우직한 사람이 한 우물을 파서 크게 성공한다는 '우공이산'이라는 고사가 있다며, "대통령님, 사회 각계 지도자, 그리고 불교 사부대중께서 우공이산의 고사를 교훈삼아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서 낮은 자세로 보살행을 실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오늘 지구촌 생명들을 위협하는 병마는 인간들의 탐욕심으로 유정·무정의 뭇 생명들을 위협하고, 공동체의 청정함을 훼손하여 비롯된 것임을 깊이 성찰하며 참회"한다고 했다.

이어 모두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 사상을 거론한 뒤 "세계 평화와 국민 안녕과 건강, 코로나 종식 그날까지 불보살님께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문 대통령에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는 취지로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선사가 쓴 '만고휘연'(萬古徽然) 친필 휘호를 전달했다.

이는 '무한 세월 동안 영원히 광명하다'는 뜻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원행스님이 '만고휘연' 휘호를 보면서 대통령께 '만고에 길이 빛나는 대통령이 되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그렇게 돼야겠지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 신은서 기자

 

文, 불교계 만나 '남북 만남·대화 희망 포기 않으면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
/ 청와대 제공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