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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코로나 돌봄 공백·법의 소극대처…인천 초등형제 비극의 씨앗

등록 2020.09.20 19:23

수정 2020.12.15 12:54

[앵커]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나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들이 엿새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에 후원자들의 따뜻한 온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단 등은 후원금이 엄마가 아닌 형제들의 치료비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집행할 방침입니다.

강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빌라 2층 창문에서 연기가 새나옵니다. 33㎡짜리 2층 집안은 시커멓게 탔습니다.

어린 형제는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는 119신고를 하고 10살 형은 불길 속에서 8살 동생을 끌어안았습니다. 형과 동생은 온 몸에 큰 화상을 입었습니다.

김선미 / 미추홀구 여성가족과장
"이 친구들이 워낙 많이 다쳤기 때문에 1년정도는 화상병원에 있어야 될 것 같고요."

불이 났던 지난 14일. 형제가 다니는 학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원격수업중이었고 엄마는 전날 밤부터 집을 비웠습니다.

형제들은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화를 당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인 엄마는 집을 자주 비웠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형제들은 아동급식카드로 먹을거리를 사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인근 상인
"초코우유 같은거나 김밥이나 근데 그래도 동급식카드로 긁히는 거는 다 사 갔었어요."

2018년부터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이웃 신고가 3번이나 들어갔습니다.

이웃 주민
"엄마가 없어서 신고들어가서...무섭다고 신고들어가서 신고해서 경찰들이 오고 그랬어. 밤에도"

하지만 법도 형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세번의 신고 끝에 경찰이 엄마를 입건하고 법원은 모자 분리 대신 상담 처분을 내렸지만 그마저도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 상담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보호기관이 나섰지만 엄마는 도움의 손길을 번번히 뿌리쳤습니다.

김선미 과장
"저희가 필요한 경우 이분들한테 구속력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이분들이 안만나겠다고 하면 만날수가 없는거에요. 그런업무가 좀 힘들어요. 실제로."

복지 취약계층인 한부모 가정의 자녀 돌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 유행으로 학교 등 교육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돌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인천 초등학생 형제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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