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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정경두의 국방부, "빛나고 영광된 시간"

등록 2020.09.20 19:43

수정 2020.09.20 20:09

삼전도는 조선시대 한양과 남한산성을 잇는 나루터였습니다. 지금의 송파구 석촌동 일대 지역이죠. 청태종공덕비로 불리는 삼전도비가 이곳에 있습니다. 인조는 바로 여기서 청 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고개를 조아리는 삼전도 굴욕을 당했습니다. 고작 3백의 청군에 오합지졸 4만의 조선군이 몰살하면서 한반도 역사에 가장 치욕스런 장면이 만들어진 거지요.

흔히들 안보에는 연습이 없다고 합니다. 단 한번의 실패가 망국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경두 국방부의 지난 2년은 정말 아슬아슬했습니다. 사실 공군출신인 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탁된 건 5년 전 이 한마디가 영향을 주었다고합니다.

문재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방위 국정감사 / 2015년 9월 22일)
"충분히 효용이 검증 안 된 가운데 자꾸 (사드) 도입을 얘기를 하는 건 '성급하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정경두 / 당시 공군참모총장 (국방위 국정감사)
"네,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당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달을 때였는데, 사드배치에 반대했던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그를 눈여겨봤고 결국 장관으로까지 발탁한 겁니다. 이후 정경두 국방부는 군기문란과 북한 옹호 논란, 그리고 추미애 장관 아들을 지키느라 60만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까지 받았습니다.

야당은 그를 향해 안보를 지키는 게 아니라 정권을 지키는 호위무사라고 했고, 국방부는 졸지에 추방부라는 비아냥까지 들었습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국회 대정부 질문)
"(연평도 천안함은) 여러 가지 있었던 불미스러웠던 남북 간의 충돌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남북 연락사무소폭파는) 9.19 군사합의와는 연관성이 없는 사안입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지난 7월 국방위)
"(배수로 월북을) 북한 방송 나온 이후에 확인을 하고 제가 인지를"

주호영 / 국민의힘 대표 (지난 17일)
"추미애를 지키는 추방부, 서일병을 지키는 서방부"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지난 17일)
"정권의 안위만을 살피는 허약한 호위무사"

그는 퇴임소감에서 "군인으로서 한 점 부끄럼 없다"고 했습니다.

정경두 / 전 국방장관 (퇴임사)
"국방부 장관으로서 지난 24개월은 제 삶에 있어서 빛나고 영광된 시간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빛나고 영광된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많은 국민이 지난 2년의 국방을 빛나고 영광된 시간으로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새로 취임한 서욱 국방장관이 믿음직스럽다고 한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해달라는 한 노병의 편지에 눈길이 더 가게 됩니다. 한 대목 읽어보죠.

"국방장관은 정치인이 아니라 사복을 입는 군인, 한번 죽어서 영원한 삶을 사는 참군인입니다. 서욱 장관은 안일한 불의의 길을 거부하여 영원한 삶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이 간절한 바램이 서욱 장관의 마음에 와 닿길 바랍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정경두의 국방부, "빛나고 영광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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