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황금들판에 유실 지뢰 공포…접경지 주민들 "마을 옮겨달라"

등록 2020.09.21 21:26

수정 2020.09.21 21:33

[앵커]
지난 폭우때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휴전선 접경지 마을 주민들이 유실 지뢰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천 범람으로 비무장 지대에서 떠내려온 지뢰가 농경지 어디에 숨어들었는지 몰라, 벼 수확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수확을 포기할 지경인건데...

이승훈 기자가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장마에 700mm 넘는 폭우에 잠긴 철원 이길리의 모습입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들판은 황금빛으로 변했지만 벼 베기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벌써 수확을 시작한 주변 마을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비무장 지대에서 떠내려 온 유실지뢰 공포 때문입니다.

임인섭 / 강원 철원군
"지뢰 유실됐을 까봐 그게 최고 걱정이죠. 지뢰가 여기, 모르잖아요. 이 안에 뭐가 있는지..."

군 당국이 마을과 보행로 주변에서 지뢰 30발을 수거했지만, 농경지는 면적이 워낙 넓어 사실상 지뢰 탐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철원은 지난달 장마철 물폭탄에 농경지 770ha가 물에 잠기거나 훼손됐는데, 이중 10%에 지뢰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런 피해가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벌써 세번째라는 겁니다. 주민들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오늘 청와대 앞에서 집단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김종연 / 강원 철원 이길리 이장
"지뢰밭으로 변해, 사람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장소가 됐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위험지역에서 탈출..."

주민들은 가구당 1600만원을 지원하는 정부 지원만으로는 마을 집단이주가 어렵다면서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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