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文 "종전선언, 한반도 비핵화·항구 평화 길 여는 문"…靑 "인내심 갖고 준비"

등록 2020.09.23 21:52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3일) 새벽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 평화를 보장하고 세계질서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미국 현지시간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설 주제인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한 건데, 사실상 대북 제재완화 등도 기대한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됐으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남북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고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2018년 연설에서는 '선 비핵화 조치, 후 종전선언'이었다면, 이번엔 사실상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선 종전선언' 구상을 내비쳤다.

청와대 내부에선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있고 임기도 고려해야 돼 '종전선언'을 고리로 한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 메시지를 냈다고 해서 당장 현실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인내심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치 지도자의 연설은 의지와 신념의 표현"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하는 종전선언을 통해 항구적 평화의 길로 들어서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화는 중단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이런 교착을 뚫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시계의 분침, 초침이라도 움직이게 하려고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은서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