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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린 맛' 와인 나올라…美 서부 산불에 오염된 와이너리 울상

등록 2020.09.25 11:41

미국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를 휩쓴 대형 산불과 계속된 연기가 수확을 앞둔 와인 포도밭을 오염시키면서 포도 농장주와 와인 양조장에 비상이 걸렸다고 NBC 방송이 현지시간 24일 보도했다.

방송은 현지 와이너리와 포도밭 농장주들은 산불 연기에 따른 포도 오염이 심각해 이 상태로 와인을 제조하면 상품화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주 와인포도 농장주 협회 존 아기레 회장은 산불 연기에 손상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해봤다면서 "맛을 보고 정신이 나가버렸다. 똥 맛에 플라스틱 맛이 났다"고 한탄했다.

캘리포니아주 힐즈버그의 와인 양조장 주인 노아 도런스는 "흡사 캠프파이어를 할 때처럼 재 맛과 냄새가 포도주에서 났다"고 전했다.

와인에서 역한 맛과 냄새가 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산불 연기가 포도에 스며들면서 만들어진 탄소 화합물 페놀 성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UC데이비스)의 애니타 오버홀스터 박사는 "페놀은 자연 상태의 포도에도 일정량 존재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나쁜 맛을 내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 와이너리들은 올해 만든 포도주에 '2020 와일드파이어(산불) 빈티지'라는 자조적 단어를 붙이는 사례도 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와인 양조장은 포도밭 농장주와 이미 구매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산불 연기 오염 검사를 거치지 않은 포도는 아예 받지를 않고 있는데, 오염된 포도를 걸러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포도 샘플 검사실도 업무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송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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