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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등록 2020.10.03 19:43

수정 2020.10.03 19:49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1983년 여름, 이 노래만 흘러나와도 눈물샘이 터졌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138일 간 온 국민은 밤잠을 설쳤습니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우리에게 얼마나 깊이 패여 있는지 몸서리치도록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신청자 중 1만 여명이 혈육을 찾았지만 5만 여명은 백발의 노인이 된 지금까지도 헤어진 가족의 생사 여부를 알지 못합니다. 올해는 북녘 땅을 바라보며 지내던 합동 차례마저 바이러스가 막으면서 이들의 추석은 더 쓸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년 전 북한 흥남에 살던 이모와 상봉했습니다. 대선 당시엔 이산가족 신청자 전원 상봉을 공약한 바 있죠. 2018년 8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한 차례 이뤄졌고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선 상봉 정례화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2018년 9월 19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복구와 서신 왕래, 화상 상봉은 우선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후, 만남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세 차례 마주앉았지만 이산가족의 한껏 부풀었던 희망은 더 큰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사이 2만 3천장의 영상 편지는 북측에 전달조차 못해 쌓여만 있습니다. 화상 통화가 지구촌 구석구석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비대면 시대에 가족에게 영상 편지 한 장 보낼 수 없는 게 남북의 현주소입니다.

"어머니, 왜 대답이 없어요. 어머니! 구현이가 왔어요!!"

고향에 갈 수 없는 김구현 할아버지는 가상 현실로 만든 북녘 자신의 집을 찾았습니다. 애타게 불러도 어머니를 볼 수는 없지요. 실향민의 가상 고향 방문 여정을 담은 캠페인의 한 장면인데 실제 고향 집을 찾아도 그리운 가족을 만날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이산 가족의 남은 소망은 작지만 간절합니다.

남시우 /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이산가족도 몇 년 이내이지 몇 년 지나가면 의미가 없고 당사자가 죽으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정부에 바램이 생사 확인이라도..."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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