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반복되는 대형화재…火 키우는 가연성 외장재

등록 2020.10.09 21:12

수정 2020.10.09 21:15

[앵커]
이렇게 고층 건물에서 큰 불이 나면 진화와 대피도 힘들다는 실증적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이번에는 대형인명피해가 없었던 것 만으로 천만다행이지요. 그런데 그동안 비슷한 화재가 여러 차례 있었고 그 문제점도 낱낱이 지적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는게 있습니다.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외장재 문제 말 입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한번 이 문제에 포커스를 맞춰 보겠습니다.

 

[리포트]
영국 런던의 27층 아파트 외벽에 불길이 치솟습니다. 검은 연기가 가득하고 건물은 전부 그을렸죠. 지난 2017년 그렌펠 타워 화재입니다.

데이비드 벤자민 / 거주민(2017년 6월)
"위층 사람들은 다 자고 있었을 거예요. 솔직히 절반이나 대피했을 지 모르겠네요"

외장재가 타고 불이 번지면서 유독가스까지 발생했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7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바이의 63층 건물. 외벽을 따라 불길이 올라갑니다. 아랫층에서 시작된 불은 길다란 불기둥을 만들며 상층부로 옮겨 붙었죠. 이번 울산 화재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때도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둘러싸인 건물 외벽을 타고 화재가 확산됐죠.

두바이 화재 목격자 (2017년 8월)
"두바이의 토치 타워에 엄청난 불이 났는데요. 지난 그렌펠 타워 참사가 떠오르네요"

지난 2010년 부산의 한 고층 주상복합.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알루미늄 외장재를 타고 30여분 만에 38층까지 옮겨 붙었죠.

지난 2015년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도 가연성 외장재가 피해를 키웠습니다.

이연재 / 의정부소방서 방역조사팀장 (2015년 1월)
"샌드위치 패널이에요. 그러다 보니 연소확대가 빨리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대형 화재때마다 가연성 외장재는 문제가 됐죠. 특히 고층 건물에 사용될 경우 화재 진압까지 어렵게 합니다.

이번 울산 화재의 경우에도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을 진화 할 고가사다리차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죠.

임주택 / 울산소방본부 생활안전계장
"울산에는 없어서 부산에 70m고가 사다리차를 지원요청했습니다"

2015년, 외장재 기준을 강화하는 건축법이 개정됐지만,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은 전국적으로 130여개나 되고, 90개동 이상이 사람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입니다.

가연성 외장재를 두른 고층 건물, 대형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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