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해경이 2주간 숨긴 진술…동료들 "운동화 착용, 월북 가능성 없다"

등록 2020.10.09 21:40

수정 2020.10.09 21:43

[앵커]
우리 군과 해경은 북한군에 살해된 공무원 이모씨의 자진 월북을 주장하며 배에 남겨진 슬리퍼를 그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해왔습니다. 그런데 해경 조사에서 당일 당직근무를 섰던 한 동료는 이씨가 운동화를 신고있었다고 진술했고, 또다른 동료는 "월북 가능성이 없다"고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해경은 이런 사실을 2주 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홍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은 북한에 피격된 공무원 이씨의 동료들이 선미에 놓인 슬리퍼가 이씨 소유라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양수 / 국민의힘 의원
"실종자의 신발이라고 확인 됐습니까?"

윤성현 /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그 부분은 다수의 동료직원들의 진술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해수부가 국회에 제출한 무궁화10호 선원 진술조서를 보면, 13명 가운데 슬리퍼가 이씨 것이라고 진술한 선원은 없었습니다.

반면, 당일 이씨와 함께 당직근무를 섰던 동료는 이 씨가 "운동화를 신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당직일지에도 슬리퍼가 이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혀있습니다.

한 선원은 "이씨가 평소 북한에 대해 말한 적도 없고 월북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해경은 동료들의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뒤에도 '자진 월북' 가능성만 언급해왔습니다.

김홍희 / 해양경찰청장(어제)
"여러 가지 정황, 국방부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월북 정황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판단됩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동료들도 동의하지 않는데 자진 월북자로 몰아간 건 정치적 의도로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 홍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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