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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檢,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의혹' 왜 수사 안 하나?

등록 2020.10.10 19:20

수정 2020.10.10 19:25

[앵커]
저희가 옵티머스 내부 문건과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해서 이번 의혹을 자세히 보도해드리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워낙 복잡해서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뭐가 핵심이고, 정관계 인사들은 이번 사건에 어떻게 연루돼 있고, 또 검찰 수사는 왜 진척이 없는지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이재중 기자, 먼저 옵티머스 펀드가 왜 문제가 된 건지 간단히 정리해보죠.

[기자]
네. 핵심만 보면 옵티머스 펀드는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수익율이 높은 공공기관, 공기업 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인게 첫번째 문제입니다.

[앵커]
그래서 다른 데 투자해서 돈을 5000억 넘게 날린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총 1조 2000억원을 끌어 모았는데, 이걸 부동산과 비상장사의 부실 채권에 투자해서 50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겁니다.

[앵커]
그런데, 펀드를 팔고 또 이게 부실화 되자 수습하는 과정에 정관계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거죠?

[기자]
옵티머스 임원과 자문단, 그리고 관계자의 면면을 보면 제법 이름 있는 정관계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 펀드사는 2012년 대선때 문재인 후보의 금융정책 특보를 지낸 이혁진 전 대표가 만들었습니다. 고문단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 그리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이 있습니다.

[앵커]
이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입수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입니다. 그제 저희가 입수해 보도해 드린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인데요, 지난 5월 옵티머스측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건을 보면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돼 있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앵커]
그 부분이 다른 정관계 로비의혹 사건과 다른 부분인데, 단순히 로비를 하고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 아예 펀드의 수익자로 설계가 돼 있었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 프로젝트가 잘 돼야 정관계 인사들도 수익을 얻는 구조라는 겁니다. 고문단의 구체적인 역할도 문건에 나와있습니다. '채동욱 전 총장을 위촉해 형사사건을 전담토록 한다'던가, '이현재 고문님의 제안으로 진행하는 펀드는 투자자들 적극적 반응으로 5000억원 규모 설정 진행 중' 이라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또 "문제가 커지면 '권력형 비리'로 이슈화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내부 문건에 있었는데요. 당사자들은 부인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 있는 펀드를 어떻게 제1 금융권에서 이렇게 많이 팔 수 있었느냐, 여기에 로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조금전 리포트에서도 보신대로 NH투자증권이 4000억원이나 팔았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옵티머스 회사 임직원의 증언을 보면 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예비역 대장이 NH측 대표와 인연이 있다고 돼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의혹에 청와대 전 행정관의 남편도 깊숙히 개입돼 있죠?

[기자]
네. 문재인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 모 변호사입니다. 이 변호사의 남편은 옵티머스의 사내이사 윤 모 변호사인데, 이 전 행정관이 50%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 옵티머스 펀드 자금 500억원이 흘러간 정황을 검찰이 파악했습니다.

[앵커]
청와대 행정관이 이번 일에 어떤식으로 연관돼 있는지 검찰에서 좀더 확인해 봐야할테고, 저희가 확보한 문건에는 또 다른 현직 정관계 인사들의 실명이 등장하죠?

[기자]
네. 사건 관련자로부터 확보한 일부 문건에는 "정재계 인사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현직 차관과 고위 간부, 공기업 사장, 언론사 간부, 전직 국세청 고위 간부, 중견기업 회장 등 9명의 실명이 적혀있었습니다.

[앵커]
사실관계는 따져봐야겠지만, 내부 직원들은 이 인사들이 옵티머스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는 거군요. 자 그럼 이런 문건과 진술들이 나왔으면 검찰에서 정관계 인사들을 불러서 조사해야 하는 게 순서 아닌가요?

[기자]
네. 수사 진행 경과를 보겠습니다. 당초 대검은 이 사건을 금융범죄를 전담수사하는 서울 남부지검에 배당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일반 고소사건을 수사하는 조사 1부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앵커]
수사의지가 의심 받는 부분이죠?

[기자]
네, 수사팀은 지난 6월 압수수색을 통해서 저희가 앞서 언급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이미 확보했습니다만, 3개월이 지나도록 수사에 별 진전이 없습니다. 문건에 등장한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물론, "로비가 있었다"는 옵티머스 관계자들의 진술도 조서에 남기자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래서 어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확실한 수사를 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한 건가요?

[기자]
네 심지어 이런 내용은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윤총장은 로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중앙지검은 수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에 특수부 검사들이 추가로 배정됐다고 하니까 수사에 진전이 있을 지 다른 주요 사건처럼 권력 핵심인사들은 빠져나갈지 지켜봐야겠군요. 이재중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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