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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위조 펀드실사 서류 제출하고도 NH증권 '통과'

등록 2020.10.13 21:02

수정 2020.10.13 21:11

[앵커]
오늘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과 관련해서 저희가 단독으로 취재한 소식들로 뉴스9 문을 열겠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옵티머스 편드는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돈을 끌어 모은 다음 실제론 대부분 부실기업에 투자해서 5000억 이상을 날린 초대형 금융사기 사건입니다. 여기에 정관계 인사들이 개입했고, 이게 금융당국의 부실감사로 이어지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죠.

그런데, 옵티머스가 증권사에 기획안을 설명하면서 낸 서류들이 위조됐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컴퓨터로 스캔한 뒤, 그림판과 가짜도장으로 서류를 꾸몄다는 겁니다. 이런 허술한 방식으로 1조원 대 투자 사기를 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으실 텐데, 그래서 이 과정에 권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해졌습니다.

한송원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전 행정관의 남편이자 옵티머스 이사인 윤 모 변호사를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했습니다.

핵심 혐의는 옵티머스 펀드를 4300억 원이나 판매한 NH투자증권을 속이기 위해 공공기관 채권 문서를 위조한 겁니다.

검찰 조사 결과 해당 서류 위조는 NH투자 증권의 실사 당일 1시간만에 이뤄졌습니다.

윤 변호사는 검찰에서 "지난 6월 NH증권 실사 직전에 하나은행이 매출채권을 직접 양수했다는 계약서 날인만 있고 영문자 HANA를 본 뜬 천공이 없어 문제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계약서를 스캔한 뒤 컴퓨터 '그림판'을 이용해 하나은행 천공을 오려 붙여 넣은 뒤 다시 출력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마치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이 도장 이미지를 서류에 붙여 증명서를 위조하는 장면을 연상케합니다.

윤 변호사는 NH증권 실사팀이 전화 한두 통이면 알 수 있을 서류 위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옵티머스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옵티머스 사무실에는 위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장들과 천공기 등이 쌓여 있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NH증권 측은 "옵티머스가 자신들의 사기를 은폐하기 위해, 검찰에게 거짓 진술을 했다"며 "실사 열흠쯤 뒤에 부실을 확인하고 바로 옵티머스 측을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한송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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