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20억 투자했는데 일일 발주…이게 대기업 갑질 아닙니까"

등록 2020.10.21 21:30

[앵커]
모두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기대합니다만, 현장 상황은 녹녹치 않은건지,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죠. 한 중소기업이 대기업만 믿고 20억 원대 설비를 투자했는데 해당 대기업이 일일 단위로 소량 주문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결국 이 중소기업, 폐업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장혁수 기자가 양쪽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0여년 전 대기업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와 배터리 부품 납품 거래를 시작한 중소기업 한성인텍.

단가가 낮게 책정됐지만 대기업 거래라 거의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 버텼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으로 산업용(배터리)은 한성에서 독점하니까 매출액이 많이 올라갈 겁니다. 지금까지 참고 해준 거 고맙습니다.' 이 얘기를 하셨어요."

3년 전, 대량 발주를 기대하고 20억원을 들여 기계 10대까지 증설했습니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측은 증설 현장 감사까지 했다는데..

"우리 공정 감사했죠?"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예예, 품질 검사, 예예"

하지만 대량 발주는커녕 하루 단위 등 소량 주문을 계속해 적자만 더 쌓였습니다.

지성한 / 한성인텍 회장
"(기계를) 한 번 올려서 (물량) 만 개 정도는 찍어야 돼, 어떤 건 4개를 찍으라고 했어요."

나중에 6억원 대 주문 의사도 내비쳤지만,

"네, (주문량이) 6억5000(만원)까지는 도달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말씀드렸던 거예요."

"그러면 6억5000을 금년 말까지 가고 나머지는 또 1년 후라 그랬죠?"

갑자기 번복하고 거래 중단을 통보해왔습니다. 결국 한성인텍은 40여년만에 폐업했고 그동안 피해액은 모두 7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합니다.

한성인텍과 한국아트라스비엑스 분쟁으로 공장이 문을 닫은 지도 2년이 지났습니다. 직원 45명도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이와 관련, "한성 측에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건 인지했지만 관여하지는 않았고 대량 주문도 보장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 관계자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의가 곧 진행될 사안이라…."

국회는 22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를 불러 이 문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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