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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겨야" vs "울산 상대로는 더 많이 뛰겠다"…불꽃 튀는 '현대家 전초전'

등록 2020.10.22 16:36

"이제는 우리가 이겨야 하겠죠.(웃음)"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 나아가 반드시 우승해야만 하는 올시즌 K리그1 피날레를 앞둔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의 한마디는 간단했다.

울산과 전북은 오는 25일(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2020시즌 K리그1 26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과 김태환, 전북의 모라이스 감독과 손준호는 오늘(22일) 결전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 화상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올시즌 리그 종료까지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1위 울산과 2위 전북의 승점은 54점 동률.

울산의 득점(51골)이 전북(43골)보다 앞서 순위가 갈려있지만, 이날 경기에서 전북이 승점 3점을 챙겨간다면 순위는 뒤바뀐다.

울산으로서는 떠올리기도 싫은 지난해의 악몽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1일 리그 최종전, 울산은 우승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동해안더비 라이벌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비기기만 해도 충분했던 경기의 결과는 충격적인 1-4 대패.

최종전 승리를 거둔 전북에 승점을 따라잡히며, 다득점 2골 차이로 우승을 놓쳤다.

트라우마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시즌 대부분 기간 동안 1위를 달렸지만, 지난 18일 포항과의 25R 맞대결에서 0-4로 무너지며 다시금 전북에 승점을 따라잡혔다.

전북과 외나무다리 대결을 자초하게 됐다. 게다가 울산은 올시즌 전북과의 두 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만큼 부담감도 더 크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포항전은) 리그 한 경기를 진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전북에) 이길 때가 됐다. 선수들도 모두 그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추격하는 입장의 전북은 오히려 여유가 넘쳤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은 어느 팀을 상대하든 항상 이겨야 하는 의무가 있다. 울산이라서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기를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손준호 또한 "작년에는 포항이 울산을 잡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은 또 다른 느낌이지만 부담감 없이 항상 준비하는 대로 준비하고 있다. 비기는 것 없이 이기거나 지는 결과 둘 중 하나로 끝났으며 좋겠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재치있는 신경전도 이어졌다.

상대 팀에서 경기에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김도훈 감독은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손준호를 지목했다.

많이 뛰어다니면서 경기장 여기저기서 플레이에 관여한다는 것이 이유.

손준호는 "김도훈 감독님이 (김)보경이형이 안 뛰었으면 좋겠다고 할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 "잘 봐주셔서 감사하고 울산과의 경기에서 더 많이 뛰어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울산은 지난 포항전 패배에 더해 불투이스와 비욘존슨이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시즌 가장 중요한 시점에 수비와 공격의 중요 자원이 동시에 출장 징계를 받은 것.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이 의욕이 넘쳐서 퇴장을 당했는데, 퇴장당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다해야 한다. (퇴장)변수가 일어나지 않게 조심한다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15년 만의 리그 우승을 노리는 울산과, K리그 사상 최초의 리그 4연패를 겨냥한 전북 모두 이번 우승이 간절하다.

김도훈 감독은 "우승하면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구단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겪었던 슬픔을 행복으로 바꿔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비장하게 출사표를 냈다. / 장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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