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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다섯 달째 놀아요"…잡초 무성한 국가산업단지

등록 2020.10.23 21:32

[앵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정부가 조성한 '국가산업단지'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지방 산업단지의 실적 악화는 더 심각했는데, 아직 버티고 있는 업주들조차 올해를 넘길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제조업 붕괴를 걱정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장혁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라북도 군산국가산업단지.

한창 일할 시간인 평일 낮인데, 거리엔 차들이 드문드문 다니고 사람이 안 다닌지 얼마나 됐는지 인도엔 잡초가 어린이 키만큼 자랐습니다. 

"사람이 다니질 않나보네."

곳곳에 문닫힌 공장. 방치된 기자재는 녹이 가득해 다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나마 문을 연 공장도 활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철골공장 관계자
"경기가 좋을리야 있겠습니까. 계약도 잘 안되고, 외국 사람들도 많이 빠져나가고 하니까…."

30년 전 조성된 군산산업단지는 한때 전북 총매출의 40% 이상을 책임졌지만 조선업 불황과 코로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전체 입주 기업 742개 가운데 186곳, 25%가 휴업 또는 폐업했습니다.

대구 제3산업공단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입주 공장 182개 가운데 절반이 사실상 멈춰섰습니다.

부품 생산업체 사장
"설비가 다 놀고 있는데 뭐."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는 올해 코로나 이후 매출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부품 생산업체 사장
"IMF(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일감이 없어 최소 인력만 남아 공장을 지키는 곳도 있습니다.

철제공장 관계자
"기계 한번 보세요. 다 세워 놨잖아요. 우리 놀고 있지 않습니까?"

"(노신 지는 어느 정도?) 넉 달, 다섯 달째 놀고 있어요."

"나라, 이러다가 망합니다."

이곳은 수도권에 이는 시화·반월공단입니다.

휴·폐업으로 문닫은 공장이 늘면서 가동률은 65% 수준을 넘지 못하고 곳곳에 공장 매매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공단 부동산 관계자
"공장이 움직여야지 우리가 뭐 할 거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자폭하는거지, 어떻게 움직여요. 돈이 없는데…."

코로나 여파가 산업계 곳곳에 미치면서 국가산업단지 평균가동률은 지난 8월 72.8%로 전년도 같은 달 대비 약 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75%에서 70%로 떨어지는 그 순간에는 제조 위기가 아니고 제조 붕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정부가 재난지원금 등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버틸 여력이 없는 산업공단 업주들은 시름만 깊어집니다.

공단 입주업체 직원
"내년 말까지 (코로나가) 간다고 하던데 내년 말까지 가면 (공장) 넘어가는 거지."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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