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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태풍 지나간 게 언젠데 "아직도 쓰레기 산더미"

등록 2020.11.05 21:39

[앵커]
 올 여름 장마에 태풍 계속되면서 지역 곳곳이 무너지고 끊긴 통에 복구에 애를 먹었는데, 그런데 태풍이 지나간 지 석 달이 지났는데도, 전국 곳곳에 당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왜 아직도 그대로 일까요?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여름 태풍 장미가 휩쓸고 간 전라남도 구례군. 수해로 떠밀려온 쓰레기가 여기저기 쌓였습니다.

"저기 쓰레기들이 보이네요. 엄청 많네요 양이."

가전제품과 장난감, 옷가지 등 생활쓰레기인데,

"여기 말고 광의 매립장에 가면 엄청 많아요."

마을 외곽엔 그동안 모아놓은 쓰레기가 산더미가 됐습니다.

제 뒤로 사람 키 10배가 넘는 폐기물이 쌓여있습니다. 지난 8월 수해로 발생한 쓰레기인데 무게만 약 3만 톤입니다. 양이 워낙 많아서 굴착기로 하루 8시간을 작업해도 내년 2월은 돼야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구례군청 관계자
"8월 9일부터 긴급 복구가 들어갔는데 진행해보니까 (쓰레기) 발생량이 엄청난 거예요."

전국에 수해 쓰레기를 아직 처리하지 못한 데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강원도 낙산해수욕장은 태풍 잔해가 모래사장을 뒤덮었고,

송지훈 / 서울시 강동구
"처음 왔을 때 바닷가가 탁 트이지 않아서 보기 불편하기도 했고…."

금강 수변공원도 쓰러진 나무와 쓰레기가 길까지 막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복구가) 늦어지는진 몰라도요, 안해요 아예. 안해서 이 밑을 다닐 수가 없어요, 길이 없어서."

전주 자전거도로는 방치된 태풍 잔해가 안전마저 위협합니다.

인근 주민
"빨리 고쳐줘야지 위험해서…가보면 소리가 나요."

수해 복구가 더딘 건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

양양군청 관계자
"행정절차를 다 거쳐야 하니까, 저희가 그동안 가만 있었던 건 아니고요. 돈(예산)이 없으니까 자원봉사자, 공무원들도 나가서 치우고요."

신속한 복구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재난 대비 예산을 우선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상일 /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복구비 지원받는 데 따른 절차가 따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전체 복구비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일정 부분 지자체가 이 정도 부담하면 중앙정부는 이 정도를 지원해주겠다는 방식으로…."

수해 복구가 지연되면서 곳곳에 남은 잔해물이 주민 안전과 생업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양양 낙산해변 상인
"(관광객들이) 낙산 바닷가 원래 이러냐고 비꼬는데 '나무 보러 왔냐' 그러고 '쓰레기 보러 왔냐' 그러고…."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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