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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내 뱃살은 어떡해?"…아마존, 음성인식 넘어 감정 읽고 다가온다

등록 2020.11.13 14:55

수정 2020.11.13 15:21

 "현재 맥박은 85bpm. 수면시간은 6시간 8분, 잠드는데 걸린 시간은 11분. 어제 하루 숨쉬고 활동하는데 3313칼로리 썼네요."

손목 위 작은 센서, 아마존 헤일로(Halo)가 알려준 밤사이 건강정보다.

그 흔한 스크린 하나없는 가로 4cm, 세로 2cm 크기의 기기라 얼핏보면 사우나 밴드처럼 투박하다.

하지만, 스마트워치 등과 달리 사용자 기분까지 읽어낸다.

위치정보만 탑재되면 집에 들어온 사용자의 감정을 읽은 아마존 음성비서 알렉사가 "기분 푸세요. 침대도 알맞게 데워뒀으니 제가 고른 음악 들으며 씻고 자면 한결 나아질 꺼에요"라고 말 걸어줄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 '아마존 헤일로', 본격적인 출시 앞두고 시범운영중

아마존으로부터 건강관리 서비스인 헤일로를 안내받은 건 지난 8월이었다.

출시가격은 99.99달러, 우리 돈 11만원 가량으로 책정됐지만, 체험단 형식으로 소비자를 골라 35% 할인된 64.99달러(7만원)에 시범운영중이다.

미국 연수 시절부터 유지해온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계정으로 안내메일을 접한 후 곧바로 신청했고, 두 달이 지난 지난달말 체험을 허가하는 메일을 받아 구매했다.

온라인서점에서 출발해 유통시장을 장악해가며 인공지능(AI) 음성비서까지 출시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봐온터라, 아마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서였다.



 

'알렉사, 내 뱃살은 어떡해?'…아마존, 음성인식 넘어 감정 읽고 다가온다
 


● 아마존 헤일로의 비밀병기 '대화 감정인식' 

아마존 헤일로 밴드는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에 센서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동하는 물체의 가속도를 측정하는 센서에 온도측정 센서 등이 여럿 보인다. 옆면엔 버튼 하나와 함께 상태를 표시해주는 작은 LED등과 2개의 마이크 구멍이 나란히 뚫려 있다.

하루 운동량과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를 알려주는 건 일반 건강추적기(Fitness Tracker)와 다를 바 없었지만, 가장 놀라운 기능은 음성을 듣고 기분을 알아채는 기능이었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앱을 통해 주어진 문장을 읽고 나면 대화할 때 목소리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힘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 감정을 읽어내는 방식이다.

영어에 비해 우리말 구어체에선 음의 높낮이 구분이 그리 확연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대화 당시 감정에 비교적 근접한 측정결과를 보였다.

● 인공지능, 인간 감성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당신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가 되라."

아마존 헤일로 제품 박스에 쓰여있는 문구다. 그러고보니 궁금증 해결을 위해 시작한 기기와 앱이 샤워할 때를 제외하곤 24시간 차고 지내는 습관이 됐다.

내 기억 속에 저장되지 않는 일상 속 숱한 대화 말투까지 다 기록하는 '전문가'를 몸에 심어놓는 일이니 사생활 침해 관점에선 양날의 칼이다.

한가지 분명한 건, 2014년 음성비서 '에코'를 출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유통기업 아마존의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감성을 학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젠 얼마나 명령어를 찰떡같이 잘 알아듣느냐의 경쟁을 넘어서, 먼저 말을 걸어주는 AI동반자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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