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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환기, 방음, 배관…'호텔 집' 현실성은?

등록 2020.11.18 21:29

수정 2020.11.18 22:55

[앵커]
보신 것처럼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개조해 공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인 것 같은데 이게 과연 지속적으로 사람이 살 만이 곳이 될 지는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주택난의 근본적인 대책이라고도 할 수 없을 겁니다. 지금부터 이른바 '호텔집'을 둘러싼 궁금증을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호텔방을 가정집으로 개조해서 공급하겠다는 거지요? 손봐야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무엇보다 호텔은 주로 잠을 자는 곳이지만, 집은 요리를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삶의 공간이란 점에서 설계부터가 다르죠. 호텔이 이같은 주거 기능을 하려면 예를 들어 싱크대 설치 등 배관공사를 해야겠죠. 대개 작은 창문 하나뿐인 호텔에선 환기 문제도 발생합니다. 호텔을 집처럼 개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적지않게 들어갈 거란 지적이 잇따르죠.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 (경인여대 교수)
"주거 용도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건축법상 출구를 새로 마련해야 하고 주방 시설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데 특별법을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앵커]
그리고 또 하나 호텔을 대게 상업지역 안에 있는데 주변환경의 문제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특히 아이를 기를 경우 주변 환경도 큰 고려 대상이죠. 유흥시설은 없는지, 교육 환경은 괜찮은지, 여러가지 입지 조건을 따지는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호텔 임대주택이 이같은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 비판적인 시각이 그래서 나오는 거죠.

[앵커]
물론 전통적인 주택 개념과 거리가 있지만 식사는 밖에서 해결하고 잠만 자는 1인 가구 생활 패턴엔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 1인 가구 증가는 대세로 자리잡아 20대 1인 가구의 경우 2015년 88만여가구에서 4년새 111만가구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라고 반드시 호텔 주거를 선호할 거란 전제가 맞는지부터, 따져봐야할 문제겠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 정부가 사들여서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호텔들이 많이 있기는 합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로 관광산업이 위축되면서 매물로 나온 호텔들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면, 임대난도 해소되고 호텔측도 이득이 되는 일석이조가 될 거란게 여당의 시각이죠. 하지만 호텔 소유주가 이를 임대주택으로 내놓을지, 다시 말해 공급물량이 얼마나 될지부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큽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손을 잘못 대면 호텔도 아니고 주거용도 아닌 쪽이 돼 버릴 수 있기 때문에 호텔 소유자가 섣불리 개조하지 않을 것이고.."

[앵커]
반대로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오면 그땐 또 숙소 부족 사태가 빚어질 지도 모르는데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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