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추적] 도담상봉 뒤에서 무슨 일이…'시멘트稅'로 해결될까

등록 2020.12.18 21:40

수정 2020.12.18 21:48

[앵커]
시멘트 공장지역 주민이 겪는 먼지와 소음 피해는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익히 아실 겁니다. 나아가 지역 주민의 폐 등 건강상 피해도 연구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열악한 상황을 반영해 시멘트를 생산할 때마다 '시멘트세'를 물리는 방안이 논의됩니다.

과연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잔잔한 남한강 위 도담삼봉. 산수화에서 막 꺼낸 듯한 모습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산 뒤에선 상상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허옇게 속을 드러낸 산. 산봉우리는 간 데 없고 계단처럼 깎여 깊은 계곡이 만들어졌습니다.

시멘트 업체 3곳이 원료인 석회석을 채굴하는 단양 백광 광산입니다.

맞은편 공장에선 상품화 작업이 쉴새 없이 이뤄지고, 인근 주민들은 공장 분진과 매연으로 고통을 겪습니다.

도담행복마을 주민
"지금도 (연기가) 올라가는 게 보이네 저거, 냄새가 엄청나요."

또다른 시멘트 공장이 있는 강원도 동해. 한 차량에 깔린 분진은 잘 긁히지 않고, 다 자란 가지에는 먼지가 허옇게 앉았습니다.

"문지르니까 원래 색이 나오네요. 이렇게 묻어나네."

시멘트 공장과 마을이 있는 삼화동의 거리는 500m 안팎입니다. 주민들은 쓰레기를 소각해 시멘트를 만들면서 생기는 악취와 먼지를 견디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유태영 / 강원도 동해시
"하루에도 엄청나게 (시멘트 트럭이)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냄새, 말도 말아요."

트럭이 내는 소음은 지하철과 비슷한 80dB 수준. 시멘트 업체는 그동안 환경 기준에 맞춰 작업 환경을 개선했다는 입장이지만,

A 시멘트사 관계자
"(공장이) 있는 것 자체가 주민들한테 불편을 드리는 상황이고 공장 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주민 상당수는 건강 이상을 호소합니다.

조 모 씨 / 만성폐쇄성폐질환자
"만성폐쇄성폐질환. 조금만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폐활량은 (일반인의) 56%."

시멘트 산지인 영월과 삼척 등 4개 시군의 폐질환 유병률은 평균 약 15%로, 타 지역 평균 약 11%보다 높습니다.

삼척시 사직동 주민
"진짜 아주 공해 때문에 힘들긴 힘들어요."

계속되는 주민 피해에, 정치권에선 생산되는 시멘트 1톤당 세금 1000원을 매겨 연간 약 520억원의 '시멘트세'를 물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시멘트 업계는 이미 석회석을 채굴할 때 지역자원시설세를 내고 있어, 이중과세라고 반발합니다.

한찬수 / 한국시멘트협회 홍보팀장
"(업계 1년 이익이) 1169억 원인데 그중에 해마다 506억 원을 세금을 떼어가겠다고 하는 건데…."

전문가들은 시멘트세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필헌 /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시멘트 업계에서 환경개선사업이라고 하는 건 다 자체 설비…. (시멘트세로) 어떤 사업을 할 건지 지역주민이 주도가 되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시멘트세 논의에도 근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주민들 기대는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광산개발 예정지역 주민
"삼척시에서 (시멘트세) 거둬서 과연 저희한테 환원해줄까요?"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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