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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2021년, 다시 희망을 품다

등록 2020.12.31 21:48

수정 2020.12.31 22:43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일상은 멈춰섰고 사람과 사람 사이는 멀어졌습니다. 불안과 공포, 고통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이념과 정파에 따라 나라는 둘로 쪼개졌고, 극한의 갈등과 증오가 끊임없이 세상을 뒤흔들었습니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모질고 삭막하고 혼돈으로 요동친 질풍노도의 시기였습니다. 

"1월 20일 오전 8시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를 확인하였습니다" 

1월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확진 6만 명, 사망 900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삼켜버린 1년이었습니다.

대구 경북과 수도권 대유행을 잘 지나왔나 싶더니 가장 길고 어두운 코로나의 터널에 갇혀버렸습니다. 세계에 자랑하던 K방역은 '절체절명의 시간'을 맞았습니다. 새해에도 이 힘겨운 전쟁을 버텨나가야 합니다.

코로나는 4월 총선의 승패까지 갈랐습니다. 180석을 앞세운 거대 여당은 마치 탱크처럼 모든 쟁점 법안들을 밀어붙였습니다. 야당의 존재감은 탱크가 지나간 자리에 만들어진 괘도 자국으로만 남았습니다. 여당은 끝내 공수처법에서 야당의 거부권을 잘라냈고 공수처장 임명까지 속도전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추미애 장관은 1월 취임 후 1년 내내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에 몰두했습니다. 윤 총장의 수족을 자르는 편향 인사 네 번, 헌정사에 딱 한 번 있었던 수사지휘권 발동 세 번, 총장 직무정지 명령과 정직 2개월 징계까지 희대의 수단을 총동원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거듭된 효력 정지 결정으로 정권은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됐습니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서라도…" "특출난 대책이 있다면 벌써 정부가 다 했겠죠"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낼수록 집값과 전셋값은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임대차 3법은 전세대란에, 이른바 '영끌'과 '패닉 바잉'까지 불러왔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세금 폭탄까지 떨어졌습니다.

대한민국 양대 도시 서울과 부산의 여당 시장을 좌초시킨 성추행 사건, 그리고 정의연 윤미향 대표의 기부금 회계 의혹은 지도층의 윤리의식에 심각한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남북관계는 평창올림픽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북한은 우리 눈앞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고 서해를 표류하던 우리 국민을 무참하게 살해했습니다. 

길고 긴 장마와 초강력 태풍으로 여름은 더욱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꿈같은 소식도 들려 왔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 팝 역사를 새로 썼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의 물줄기를 틀어놓았습니다.

2020년은 혹독한 한 해였고 우리는 지금 그 끝이 아니라 어쩌면 더 할지도 모를 혹독함 앞에 서 있습니다. 모두가 떨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아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겨냈고 늘 더 큰 희망을 키워 왔습니다. 내일은 2021년의 태양이 뜰 겁니다.

12월 31일 앵커의 시선은 '2021년, 다시 희망을 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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