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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육성' 신년사 대신 '육필' 연하장…"인민 받드는 충심 맹세"

등록 2021.01.01 14:23

수정 2021.01.01 14:31

김정은, '육성' 신년사 대신 '육필' 연하장…'인민 받드는 충심 맹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전 주민을 대상으로 '친필서한'을 보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육필 연하장을 보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보도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2021년 새해를 맞아 전체 인민들에게 친필서한을 보냈다"면서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최고권력자가 전 주민을 상대로 연하장을 보낸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이듬해 연초 "피눈물 속에 199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내용의 연하장을 공개한 바 있다.

2011년말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차례에 걸쳐 약 30분 분량의 육성 신년사를 공개해왔지만, 지난해부터 2년째 신년사를 생략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2019년 12월31일까지 노동당 전원회의가 진행되면서 연설로 신년사를 사실상 대체했고, 올해도 '1월 초순' 당대회가 예정돼 신년사를 대체한 연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된 서한에서 김정은은 "새해를 맞으며 전체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 드린다"면서 "온 나라 모든 가정의 소중한 행복이 더 활짝 꽃피기를 부디 바라며 사랑하는 인민들의 귀한 안녕을 경건히 축원한다"고 했다.

또 "나는 새해에도 우리 인민의 이상과 염원이 꽃필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며 "어려운 세월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유일영도 체계'를 지속해온 북한에서 김정은이 '인민을 받드는 충심'이란 표현을 공식 사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른바 '인민대중제일주의' 사상을 올해부터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이념 변화 동향 분석'이란 제목의 전략보고서에서 "김정은이 집권 10년차에 들어서는 2021년초 신년사나 당대회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나 인민사상을 새로운 지도자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0시에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첫 공개활동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참배엔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 등 핵심 인사들과 8차 당대회 대표자들이 동행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1부부장도 사진에서 포착됐다.

북한은 8차 당대회 일정을 '1월 초순'으로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날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에 개회 또는 폐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북한 당국이 김여정 1부부장 명의의 특별 지시문을 통해 △12월 28일까지 참가자의 평양 집합 △특별 방역 강화 지침 △1월 4일까지 4000여명에 대한 방역 완료 등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2016년 7차 당대회 때와 비교해 일정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참가자들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8차 당대회와 관련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전향적 입장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남북대화를 제의하는 메시지를 낼지 여부에 주목한다"고 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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