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체

47년 만의 '브렉시트' 결별…"영-프 국경 서류 통과만 3시간" 통관ㆍ입국절차 거쳐야

등록 2021.01.02 16:09

현지시간 2020년 마지막 날 밤 11시, 영국 런던의 명물 빅벤 종이 열한 번 울렸다.

곳곳에서 시민들의 환호성도 터져나왔다.

영국이 1973년 EU(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7년만에 결벌하는 순간이다.

효력은 즉각 영불해협을 잇는 유로 터널에서 발휘됐다. 화물기사는 사전에 온라인 등록을 마쳐야 한다.

유로터널 업체 대표인 얀 르리쉬는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IT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에 트럭 기사가 사전 등록한 걸 여기서 보여주기면 하면 빠르게 통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도버 항의 화물 트럭 기사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브렉시트 때문에 불편할 것", "서류 작업만 3시간 걸렸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첫날치곤 큰 혼란은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년 연휴인 데다 팬데믹 여파로 이동 물량이 평소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영국과 EU 사이 무역의 70%는 영국과 프랑스 길목에서 나온다. 하루 평균 승객 6만명과 트럭 1만 2000대가 두 나라 국경을 통과한다.

양국을 해저터널로 잇는 '유로스타' 열차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EU 시민이 아닌 영국 승객들은 이제 별도의 입국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영국 국민이 프랑스를 오갈 때 여권과 서류를 들고 입국 절차를 기다리는 낯선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런던에서 파리로 넘어온 카산드르는 "탑승 전 2시간이나 기다리는 등 혼란이 있었다. 수천 명이 줄 서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대륙에서 건너 온 승객들은 대체로 평소와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는 반응이다.

'내부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브렉시트에 반대했던 시민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의사인 매트 스틸은 "브렉시트는 재앙이다"라면서 "협의도 잘 이뤄지지 않아 도무지 장점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런던 시민인 줄리안 클락은 "더이상 유럽의 일원이 아니라는 게 슬프다. 그들과 함께 해야만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간호사 루이스 올리베이라는 "영국인들이 외국인을 싫어내 쫓아낼 것만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웃 국가 수장도 새해 벽두부터 일침을 날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을 떠나는 브렉시트라는 선택은, 유럽의 문제들과 거짓말, 거짓 공약의 산물이다" 라고 말했다.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신년사에서 "우리는 이제 우리의 자유를 손에 쥐었다"면서 "이를 어떻게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 석민혁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