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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靑과 '사면론' 교감?…취약한 당내 입지 확인

등록 2021.01.04 21:20

수정 2021.01.04 21:50

[앵커]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듯 합니다만 이낙연 대표가 꺼낸 사면론은 결국 내년 대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정치적 카드입니다. 한 여권 인사가 대선에 써야 하는데 이 대표가 너무 일찍 꺼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의 발언일 겁니다. 그런데 이낙연 대표는 이 중요한 카드를 성급하게 꺼냈을까 궁금하지요 정치부 조정린기자에 물어보겠습니다.   

조 기자, 일단 당내 반발의 강도를 보면 사전에 내부 조율은 없었던 던 것 같은데 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낸 경위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오늘 이 대표 측을 취재해 봤는데요, 이번 사면논의는 "상당히 오랜 기간 고민해 온 제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총리 시절부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유 무죄 판단을 떠나, 우리사회의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논의할 시기가 올 것"이란 말을 간간히 해왔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당 지도부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이 대표가 곤란한 상황이 된 듯한데, 그 정도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건지 좀 의아한 부분이 있어요.

[기자]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동력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강성 친문 진영의 반발이 더 거셌던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양향자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지적했듯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 대표가 조급한 마음에 사면론을 꺼냈다고 보는 기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내 여론을 설득하지 못할 정도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취약했다는 걸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이 대표가 이번 일로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최근 이 대표는 친문 지지층 눈치를 보느라 자기만의 색채를 잃어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던 터였습니다. 이번 제안의 숨은 성격이 친문과의 차별화, 그러니까 공수처 출범 등 당내 개혁 과제를 일단락 지은 뒤, 중도로 '포지셔닝'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일수도 있겠죠. 하지만 친문과 호남에서 사면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어서, 이대로 사면논의가 좌초되면 당내에서는 물론 차기 지도자로서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시기적으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너무 서둘렀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기자]
여권에선 특히, 청와대가 화답 하지 않는 부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오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 선고가 나온 뒤에 이 문제를 풀었어야 했는데,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 대표의 주장에 답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친문 진영에서 시기를 문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이 대표가 이 중요한 문제를 대통령과 상의도 없이 결행했다고 믿어지진 않습니다만.. 실제 그렇다고 봐야하는 겁니까.

[기자]
평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쓰는 이 대표의 스타일 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 문제를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꺼냈을 리가 없다는 말이 많습니다. 이 대표 측도 "대통령의 짐을 덜어드려야 하지 않나" 하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면서 지난 연말에 독대과정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의 의중을 살폈음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민주당이 일단 사면 논의는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사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걸로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이낙연 대표는 사면 논란과 관련해 "일단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 이후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의 입장과 여론 추이 등을 살펴본 뒤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 사면 결단을 내릴 것인지, 결단을 한다면 이번 지방선거 전에 할 것인지 아니면 대선용으로 묵혀 둘것인지 이런 문제들이 앞으로 지켜봐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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