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출산 전 남편 반찬 챙기세요"…정부기관 시대착오적 性인식

등록 2021.01.06 21:40

수정 2021.01.06 21:45

[앵커]
서울시가 출산을 앞둔 여성들에게 '남편 반찬과 속옷을 챙겨두라'는 내용을 안내해 대번에, 성차별,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정부기관이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보여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오늘 포커스는 정부의 시대착오적 성 인식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임신과 출산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며 서울시가 지난해 개설한 사이트. 그런데 이 사이트에 나와 있는 '임신 말기 행동요령'이 논란을 불렀습니다.

출산을 위해 입원하기 전 남편을 위해 밑반찬 준비하기, 남편과 아이가 갈아 입을 속옷 준비해두기.

당장 만삭 임신부에게 집안 일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남편 보호자 역할까지 하라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졌죠. 80년대 지침도 이보단 낫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 포털의 지침을 그대로 가져왔을 뿐"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더니, 해당 내용을 황급히 삭제했습니다.

장태수 / 정의당 대변인
"기가 차고 참담합니다. 여성을 남편 수발 드는 부속물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8년 영화로 제작돼 국민적 화제를 모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모티브로 정책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는데...

영화 '82년생 김지영' 中
"전 결혼하고 아이 낳더라도 잘 해나갈 수 있어요, 팀장님처럼요"

여성에 대한 혜택은 전부 결혼과 출산, 양육에 관련된 것들이어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았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82년생 김지영은 단순 유행어가 아니다" "포스터 색깔마저도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서울시뿐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도 상황은 다르지 않죠.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려다 '층간 소음'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보건복지부의 '집콕 댄스'.

손영래 /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이라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성은 앞치마를 두르고, 남성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성역할을 고정시킨다는 질타도 함께 받았죠.

착용이 의무화된 마스크로 인해 "피부가 뒤집어졌다"고 화내는 여성을 등장시키고, 소장했던 불법 촬영물을 삭제한 남자친구에게 "오빠 멋져"라고 칭찬하는 여성을 그려넣은 총리실 만화까지, 도대체 언제까지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낸 정부기관의 정책 홍보물들을 지켜봐야되는 건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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