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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경항모 한대 값이면 북핵 대처할 핵잠 3대 보유

등록 2021.01.07 17:00

수정 2021.01.07 17:15

[취재후 Talk] 경항모 한대 값이면 북핵 대처할 핵잠 3대 보유

미 해군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 미 해군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0일 해군의 경항공모함(다목적 대형수송함-Ⅱ) 건조 사업에 대해 소요(연구개발) 결정을 했다. 올해 안으로 국방중기계획 예산이 책정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하다. 경항모의 효용성과 안정성은 둘째 치더라도 일단 적게는 5조원, 많게는 10조원 가량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를 지금 이 시점에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취재후 Talk] 경항모 한대 값이면 북핵 대처할 핵잠 3대 보유
미 공군 E-8 조인트 스타스 / 미 공군 제공


◇ 경항모 5조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작권’ 핵심 자산


미군 측은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검증 평가를 진행하면서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한 우리 군의 ‘킬 체인’ 방어체계 중에서 ‘감시 정찰 능력’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군 도움 없이 북한 미사일을 탐지, 식별, 결심, 타격해야 하는데, 첫 단추인 탐지 단계부터 스스로 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보다 우리에게 더 무서운 것은 수십 발 중에 어디에 핵 탄두가 실려 있을지 모르는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TEL)다.

이를 탐지하기 위해 한반도 상공을 1시간에 한 번 촬영하려면 10~12기의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정찰위성 기당 가격이 2500억~3000억 원 수준이고, 설계 수명은 5년 안팎이므로 매년 위성 전력의 구축, 유지에만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하다. 정밀한 작전을 위해 위성 구입비만 적어도 3조 가량이 든다.

우리 공군은 올해 실전 배치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와 항공전에 특화된 E-3 AWACS(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를 보유하고 있지만, E-8 조인트 스타스(Joint STARS)가 있어야 완벽한 지상 감시와 타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중고 보잉 707 제트 여객기를 개조 개발한, E-8 조인트 스타즈는 기체 아래에 APY-3 등 다양한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120도 각도로 한반도 면적의 1/4 정도인 5만 제곱 킬로미터(㎢)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으며 최대 250㎞ 떨어진 곳의 트럭 및 기갑차량을 파악할 수 있다. 또 1,000여 개의 지상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고, 제한적이지만 헬기도 탐지도 가능하다.

조인트 스타스의 대당 가격은 약 4000억원 정도다. 경항모 도입 비용 5조원이면 조인트스타스 4대를 도입하고, 북한 영공을 헤집고 다닐 스텔스 전투기 F-35A 20대를 추가로 도입할 수 있다. 

 

[취재후 Talk] 경항모 한대 값이면 북핵 대처할 핵잠 3대 보유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 미 해군 제공


◇ ‘고슴도치 전략’에 필요한 무기체계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철학가인 이사야 벌린은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에세이를 남겼는데, 꾀 많은 공격형 여우에 대항하는 실속있는 고슴도치의 방어전략을 따와 ‘고슴도치 전략’ 또는 ‘독침 전략’이라고 부른다. 후발주자가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압도하며 이길 순 없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공격할 땐 최소한 팔 하나는 내줘야 한다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어 억지력을 유지하는 게 고슴도치 전략이다.

한국이 북한에는 핵전력에서 밀리고, 중국과 일본 등에겐 재래식 전력으로 밀린다면 최악의 상황에 카운터 펀치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무기체계가 더 시급하다. 경항모를 운용하는 해군 입장에서도 더 시급한 무기체계가 바로 핵추진 잠수함이다.

우리 군이 보유한 디젤잠수함들은 2주 내에 무조건 물 위로 올라 산소를 공급 받아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작전에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 번 잠수하면 6개월 동안 상대국 바닷속을 헤집고 다닐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은 현대전에 가장 필요한 비대칭 전력 중 하나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려면 약 7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대당 도입 비용은 약 1조 5000억원이다. 프랑스에서 핵추진 엔진만 사올 경우 개발 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은 늘어나겠지만, 경항모 도입 비용이면 핵추진 잠수함을 3대 정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 측은 전시작전권 전환 검증에서 한국의 ‘보복 화력’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항모 도입 비용이면 육군이 국산 지대지미사일 현무-2 (대당 40억원)을 130여발을 배치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누구를 겨냥한 경항모인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백서에 ‘주적은 북한’이란 문구는 빠졌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가장 위협하는 국가는 북한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미국이 ‘전시작전권 전환’에 고려하는 요소도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는가이다. 경항모에 들어갈 막대한 재원을 북핵 위협 대처용으로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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