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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공수처 출범식 사진, 저만 불편한가요?

등록 2021.01.22 14:21

수정 2021.01.22 14:4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1996년 참여연대의 '부패방지법' 입법청원으로부터 시작된 공수처는 추진과 무산을 반복하다 25년 만에 결국 시대적 흐름 앞에 결실을 맺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전·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 3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들이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은 어제 취임사에서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수처 현판 제막식도 가졌는데 이 자리에는 김 처장을 포함해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 등이 참석했다.

 

[취재후 Talk] 공수처 출범식 사진, 저만 불편한가요?
/ 연합뉴스


빗속에서 치러진 현판식 사진이다. 그런데 왠지 불편하다. 인사들을 위해 청사 직원들이 하나같이 우산을 받쳐들고 있다. 그럴 수 있다. 행사를 진행해야 하니 직원들이 그 순간 우산 정도는 씌워줄 수 있다. 사진들을 좀 더 찾아봤다.

 

[취재후 Talk] 공수처 출범식 사진, 저만 불편한가요?
/ 연합뉴스


아니다. 이미 고위 인사들은 손이 없었다. 우산을 들고 있는 직원들도 공교롭게 모두 여성 직원들이다.

이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왼쪽 어깨를 빗물에 젖도록 내버려 두며 고위 인사들의 머리를 보호하고 있다.

권위주의를 내려놓기 위해 일부 국회의원들조차 누구 보좌관, 누구 비서관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고, 누구누구 씨라고 부르는 시대다.

비오는 날 이사를 하면 잘 산다는 오래된 속설이 있다. 공수처가 공식 출범하던 날에도 비가 왔다. 속설처럼 공수처가 공명정대한 수사로 제 역할을 잘 해내길 기원한다.

특히 김진욱 처장 스스로 '외압을 막아주는 방패막이'를 약속한 만큼, 권력이 퍼부울지 모를 외압을 온몸으로 막아주는 우산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때는 여직원들이 동원되지 않기를... / 윤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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