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CSI] "재활용도, 분해도 힘들어"…'이름만' 친환경 제품들

등록 2021.02.01 21:36

수정 2021.02.01 21:41

[앵커]
오늘 CSI는 환경 관련 제품 얘기 해보겠습니다. 환경 오염 우려로, 같은 일회용품 이어도, 땅에 묻으면 썩는, '친환경 인증' 제품을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직 대중화 되지 않아 일반제품보다 가격이 배 가까이 비싸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소비인 거죠.

그런데 이 친환경 제품이 환경을 더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황민지 기자가 왜 그런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식기와 컵, 빨대 등 친환경 인증 제품들. 일반 일회용품보다 두배 가까이 비싸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이 찾습니다.

김태호 / 서울 관악구
"비싸더라도 환경이나 가족들 건강 생각해서 그걸(친환경 제품) 사는 것 같아요."

환경부 인증 친환경 제품은 두 종류. 땅에 묻으면 수개월 내 썩는 '생분해성 제품'과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를 20% 이상 섞은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들 제품이 사용 후 처리가 제대로 안돼 친환경 취지가 무색하단 지적입니다.

생분해성 제품은 일반 종량제 쓰레기와 함께 땅에 묻도록 권장되지만..저희가 사용한 친환경 쓰레기를 버린 후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여긴 소각장이잖아 매립해 자연분해돼야 할 친환경 쓰레기가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됩니다.

제조 과정에서 오염물 생산-배출을 줄인 친환경 합성수지 제품도 뒷처리가 문제.

일반 플라스틱 제품은 분리수거만 정확히 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만, 플라스틱 원재료에 식물성 물질이 섞인 친환경 제품은 재활용이 불가능합니다.

황성연 / 한국화학연구소 박사
"친환경 물질이라고 하지만... 섞이면 본연의 물성이 안나오는 거예요. 재활용하기가 경제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친환경 제품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생분해나 이런 걸로 대체를 해서 재활용이 안되는 쓰레기로 관리를 하자고 몰고 가는 것은 오히려 멍청한 짓인 거죠."

정부도 아직 친환경 인증 제품이 경제성도, 환경 보호 효용도 제한적임을 인정하는 상황.

환경부 관계자
"양이 적어요. (친환경) 의미를 가지려면 별도로 모아서 매립장을 보내야 하는데...이걸 별도로 수거해서 매립장을 보내는 게 바람직하냐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자와 소비자의 환경 보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보다 적절한 사후처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 황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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