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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정치구호'로 남은 김명수의 '사법부 독립'

등록 2021.02.07 19:45

수정 2021.02.07 20:15

영화 의뢰인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보는 법정 선서 장면입니다.

법정은, 거짓과 진실을 가리는 공간으로 여기서 거짓말을 하면 중한 처벌을 받습니다.

계속해서 영화 장면을 좀 더 볼까요. 법관이 입고있는 법복, 바로, 검은색이지요. 그 의미는, 다른 어떤 색과도 섞이지 않는 검은색처럼, 어떠한 외부적 영향에도 흔들리지 말고 오직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2017년 취임사)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고"

김명수 / 대법원장 (2018년)
"법원 내외부의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이번주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마주했습니다.

진실의 수호자가 돼야 하는 사법부의 수장이 대법원을 통해 거짓해명을 내놨다가 자신의 육성을 통해 거짓이라는 게 탄로났습니다. 특히나 기억이 불분명했다는 말은, 35년간 법정을 지킨 사법부 수장의 변명치곤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우리 얼굴을 더 화끈거리게 한 건, 그 거짓말의 배경에, 다름 아닌 '정치'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그치?"

자신의 국회 인준 땐 임성근 부장판사를 야당 청탁에 이용하고, 그 뒤 암 투병으로 사직하겠다고 하자 정치권 눈치를 보며 외면했으니 그것만으로도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의 자격을 잃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야당의 항의 방문에 쇠사슬까지 동원했고, 사퇴요구에도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선 판사들조차 "사과한마디 하고 발뻗고 잠이 오냐"고 묻는 지금 김 대법원장 입에선 진심이 담긴 대국민 사과와 반성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공정한 인사를 다짐했던 김명수 사법부는 주요 보직을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의 코드 인사로 채웠습니다. 특히 3년을 근무해 교체가 유력했던 김미리 부장판사를 서울중앙지법에 남긴 것 역시 정치편향을 의심케 합니다. 그는 정권 관련 재판들을 다수 맡고 있는데, 이미 조국 동생 재판에서 돈을 준 사람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해 논란을 낳은 바 있죠.

김명수 대법원장처럼 정치권 눈치를 살피는 판사들이 납득하기 힘든 판결을 하는 동안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중남미 최고의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저 지경이 된 것 역시 차베스가 채워넣은 정치판사 탓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사법부를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남겨둔 건 여론에도, 정치에도 휩쓸리지 말라는, 국민의 준엄한 '독립 명령'입니다.

김명수의 사법부는 양승태의 사법부와 뭐가 달랐을까. 일선 판사들의 외침처럼 과연 더 독립됐고 더 공정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정치 구호'로 남은 김명수의 '사법부 독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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