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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쿠팡, 왜 美 증시로?…국내 상장 포기 이유

등록 2021.02.16 21:44

수정 2021.02.16 22:04

[앵커]
쿠팡이 며칠전 미 뉴욕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발표해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국내 증시가 아니라 미국으로 가느냐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과 논란이 있습니다. 오늘은 쿠팡이 왜 미국으로 갔는지 이유를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일단 상장을 하는 이유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인데 미국으로 가는게 더 유리하긴 하겠지요? 실제로 어느 정도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쿠팡의 기업가치를 미 현지 추산대로 최대 55조원으로 볼 경우, 코스피 상장시 시가총액 6위 정도의 진입이 예상됩니다. 삼성SDI, 현대차와 비슷한 규모죠. 증시에 기대감이 큰 요즘 대형주가 급부상한 셈이니, 투자자들이 주목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 시총은 대략 혼다, 트위터 정도로 140위에서 150위권이 예상되죠.

[앵커]
그런데 꼭 돈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른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쿠팡이 미국에 제출한 상장 신고서엔 "한국에서 기업경영을 하려면 어떤 위험(Risks)이 뒤따르는지" 소개한 항목이 있는데요, 원문을 보시면 "한국 정부가 규제를 가한다" "경영진이 형사책임(Criminal liability)을 직접적 또는 대신해서 질 위험이 있다" "이 경우, 회사 경영과 재정에 손해가 우려된다"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앵커]
한국에선 기업하기 힘들고 위험해서 미국에 가겠다는 얘긴데 정말 그렇습니까?

[기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 입장에선 그런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증시에서 김 의장은 보유 주식 1주당,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겠다고 신청했기 때문이죠. 이를 '차등의결권'이라 하는데요 우리 나라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는 지분 2%만 있어도 58%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외부 자금이 들어오더라도 경영권 방어 걱정없이 기업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뜻이죠. 

[앵커]
그런데 꼭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대주주의 의결권을 이렇게 크게 인정하게 되면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게 돼, 결국 자금 모집이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쿠팡의 미국행을 차등의결권 때문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번 쿠팡사태가 차등의결권 논란을 다시 촉발시킨 계기가 된 건 분명하군요?

[기자]
네, 그래서 미국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지금까진 경영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거나 또, 경영승계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때문에 도입되진 않은 상태죠. 그런데 기업들이 이런 인센티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대책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동원 /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기업들이 국내 있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일자리 측면에서는 상당히 안좋은 소식입니다." 

[앵커]
쿠팡의 미국 진출 소식이 우리에게 동시에 여러가지 과제를 준 셈이군요 윤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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