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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뒤쳐진 접종…정부 '백신 약속' 얼마나 지켜졌나

등록 2021.02.17 21:12

수정 2021.02.17 21:20

[앵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부가 왜 그렇게 백신 문제에 대해서 자신만만해 했는지 의문이 적지 않습니다. 애당초 잘못이 있었는데 책임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인지, 그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정부의 판단이 맞는 것인지 도무지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정부가 말을 해 주지 않으니 저희가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일단 다른 나라들의 백신 접종 진도부터 점검해 볼까요?

[기자]
현재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로, 인구의 45%가 맞았습니다. 영국은 인구의 23%, 미국은 12%, 칠레는 11%가 접종을 마쳤고, 80개국 가까운 나라가 접종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리나라는 OECD 37개국 가운데 가장 늦은 오는 26일 첫 접종을 시작하죠. 

[앵커]
백신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최근 열흘간 전세계 확진자 수는 44만여명에서 20만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간 국내 확진자수는 372명에서 400명, 500명대로도 뛰더니 오늘은 600명을 넘었죠. 물론 전부 백신때문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백신을 맞고있는 미국과 영국에서 환자수가 한달여만에 82~85%가 급감했다는 점에서 백신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 정부가 해 온 말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관련해 대통령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신년 기자회견(지난달 18일)
"접종의 시기라든지 그 다음에 집단면역의 형성 시기, 이런 면에서 다른 나라들하고 비교해 보면 한국은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거라고…."

이밖에 정부의 주요 '백신 약속'들로는 "화이자 백신 6만여명 분이 이르면 2월에 들어온다" 지난달 말 정세균 총리의 말이죠. "접종 우선순위는 요양병원 고령자"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은 3월 도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65세 이상 접종은 4월 이후, 1분기 확보 백신은 서울시 인구의 15%인 150만명 분으로 나타났죠. 

[앵커]
백신 안전성때문에 접종을 미룬다는 말도 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속도보다 중요한 게 안전성"이라고 했고, 여당과 정부에선 "백신 부작용으로 안면마비"를 거론하거나 접종이 늦어지는 걸 "다행"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접종은 거의 마지막으로 하면서 첫 접종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부터 안전한 지 잘 모르겠다는 상황입니다. 말이 앞 뒤가 잘 맞지 않지요.

최재욱 /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첫 단추부터 백신 확보를 안이하게 접근해서 늦어진 것이... OECD 대비 집단면역 형성이 자칫 4~5개월 이상 늦어질 것 같아요."

[앵커]
지금와서 보면 어느 측면을 보더라도 정부의 판단 착오 같은데, 그 말 하기가 참 어려운가 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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