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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마스크 속에 핀 사랑…기부 최고기록 경신

등록 2021.02.18 21:38

수정 2021.02.18 22:11

[앵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에 이어, 김봉진 배민 창업주가 과거에 보기 힘든 통 큰 기부 결단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런 저런 뒷 얘기가 있습니다만 선뜻 이런 큰 돈을 내놓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은 그 의미를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코로나 때문에 기부도 많이 줄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최근 기부금액 추이가 어떻습니까?

[기자]
결과는 예상밖입니다. 경제는 어려워졌는데, 지난해 기부금 액수는 사상 최대로 많았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 기부금은 전년보다 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8462억원입니다. 동시에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죠. 법인 기부, 개인 기부가 30%씩 증가한 역대 최고치, 익명 기부자들이 낸 돈도 역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코로나가 가져다 준 역설적인 선물인지,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 어느 때보나 높죠.

[앵커]
다행이군요 한편으론 기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제도가 오히려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세금 문제죠. 회사 주식 180억원어치를 기부했다가 증여세 140억원 고지서가 날아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故) 황필상 박사 얘기죠. 논란이 일면서 2017년 관련법은 개정됐지만 여전히 고액 기부는 이같은 세금폭탄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기부를 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군요. 인식변화, 제도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기부를 하는지 순위를 매긴 '세계기부 조사'란게 있는데요, 2018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40여개국 중 60위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낮은 순위라고 봐야겠죠. 여기서 '미국의 기부왕' 빌 게이츠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빌 게이츠 / 하버드대 졸업 연설 (2007년)
"세상에서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이들의 삶을 알아야 하겠죠? 많은 것을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베풀 의무가 있습니다." 

[앵커]
기부라는게 꼭 부자들만 하는 게 아니지요. 이 사진 속 할머니 사연이 그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말이 되면 얼굴없는 기부 천사 얘기가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실제 사례들도 많죠. 강원도의 최봉례 할머니는 평생 날품팔이로 생계를 꾸려왔습니다. 하지만 매달 받는 기초생활비 25만원 가운데 9만원씩을 꼭꼭 떼어 내 700만원을 모았습니다. 이 전재산을 지난 2012년 장학금으로 내놓아 감동을 주기도 했죠. 

[앵커]
아직도 기업인들이 기부를 한다고 하면 진짜 이유가 뭘까 의심하는 시선이 있는게 사실입니다만, 이제는 정말 기부는 말 그대로 기부로 순수하게 받아들인다면 기부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잡을 거란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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