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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숙원 개발사업인데…"주민보다 전 구청장 배불릴 판"

등록 2021.02.19 21:37

수정 2021.02.19 21:44

[앵커]
인천공항 인근에 대형 공원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공원 옆엔 도로도 들어설 계획이어서 주변 환경도 좋아질 걸로 기대되는데요. 그런데 이 도로 주변 땅들이 관련 인허가를 내준 전 구청장 자식에, 친척 땅인 것으로 확인돼 이게 정말 우연인건지, 주민 반발이 이어집니다. 어찌된 일인지, 전 구청장에 물어봤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옆 활개지. 항공기 이착륙에 방해된다며 2003년부터 깎아낸 오성산입니다.

정숙희 / 인천시 남북동
"(산이) 저 위에 있었거든요, 이쪽 위에? 쭉 높았어요. 그런데 다 깎여가지고 없어."

공항공사 측은 훼손한 산 88만㎡ 부지에 870억 원을 들여 야영장과 호수, 야구장 등을 갖춘 공원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오성산 공원 개발 계획이 미뤄진 지 20년 쨉니다.

땅이 이렇게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부지 곳곳엔 사람들이 취사를 하거나 불을 피운 흔적이 보입니다."

캠핑 텐트도 설치돼 있습니다.

"(여기서 가끔 캠핑하세요?) 처음 왔어요."

올해가 지나면 산림을 복구해야 해 인천시와 공항공사가 부랴부랴 공원 조성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작 인근 주민보다 엉뚱한 사람들이 큰 혜택을 보게 됐다며 볼멘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용유동 주민
"전직 구청장이 자기 재산 부풀리기 위해서 뭐든지 거기다 잣대 대고…우리는 결사 반대죠 지금."

공원이 생기면 진입로와 해안 연결도로 등 도로 신설-확장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도로 설계와 재정 계획은 2017년 김홍섭 인천중구청장 재임당시 결정됐는데,

"김홍섭 전 구청장이 최종 결재권자네요."

이들 도로 주변에 김 전 구청장 자식과 친척 등 명의의 땅이 8곳 있습니다. 2003년부터 이들이 사들인 땅은 모두 1만㎡에 달합니다.

오성산 근린 공원이 들어설 부지와 새로 만들어질 도로를 조금만 따라 내려오면 김홍섭 전 구청장 아들이 운영 중인 카페가 나옵니다.

현지 부동산
"(주변 땅값이) 지금 진짜 많이 올랐어요. 거기 많이 올랐어요."

인천시 관계자는 '김 전 구청장이 가족을 동원해 도로 인근 땅을 사고, 재임 중 도로 개설 사업을 승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구청장은 필요에 따라 도로 사업을 결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홍섭 / 전 인천 중구청장
"동생들이 (땅 구매)한 걸 제가 어떻게 정확히 알겠어요. 도로가 생기면 오르겠죠. 땅값 오른다고 도로를 여기저기 하나도 내지 말아야 돼요, 그러면?"

인천시는 이미 결정된 도로 노선은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

인천시청 관계자
"도로가 기존에 마시안 쪽으로 연결이 하나 노선이 결정돼 있더라고요. 중구에서 예전에 결정한 거고…."

주민들은 20년을 기다린 사업인데 엉뚱한 사람이 혜택을 보게 됐다며 못마땅해 합니다.

용유동 주민
"할 수 없지 어떡합니까. 나서서 주민들이 말해야 듣지도 않고."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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