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나사 풀린 軍, 北남성 남하 때 대응 매뉴얼 어겼다

등록 2021.02.23 21:02

수정 2021.02.23 21:07

즉시 보고·대응팀 출동 지침 지켜지지 않아

[앵커]
지난 16일, 북한 남성이 동해안을 통해 남하한 과정에는 우리 군의 총체적 경계 실패가 있었음이 확인됐습니다. 해안 감시카메라에 다섯번, 그리고 또 다른 CCTV에 세차례나 포착됐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적의 침입이 발견되면 즉시 보고하고 대응팀을 출동시킨다는 기본적인 지침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합참의 오늘 발표 내용을 보면 도대체 경계는 왜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김도형 기자가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동해바다를 헤엄쳐 온 북한 남성이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온 시간은 지난 16일 오전 1시 5분.

이후 33분 동안 육군 22사단의 해안 감시카메라에 5번 포착됐고, 그 중 두 번은 사람의 형상이 확실하게 포착돼서 상황실에 경고음까지 울렸습니다.

대응 매뉴얼대로라면 경고음이 울린 즉시 상황실 감시병은 간부에게 보고하고 영상을 다시 확인해야 했지만, 감시병은 '장비 오작동'으로 여겼고, 간부는 다른 업무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남성은 남쪽으로 5km 이상을 걸어 민간인 통제선 부근까지 접근했고, 4시 12분에서 14분 사이 이번엔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CCTV에 3차례 추가로 포착됐지만 군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몇분 뒤 민통선 초소 CCTV에 두차례 더 찍히고 나서야 군은 북한 남성의 존재를 처음 파악했습니다.

북한군의 침투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상부 보고조차 하세월이었습니다.

31분이 지나서야 상급 부대에 상황이 보고됐고, 다시 2시간이 지나서야 군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습니다.

서욱 / 국방부장관
"위중하다고 판단을 했으면 금방 보고를 했을텐데 상황을 아마 출퇴근하는 간부정도로 생각을 해서..."

군의 기본인 경계와 보고마저 원칙을 따르지 않을 정도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TV조선 김도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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